미쓰이·미쓰비시·스미토모 등 일본 3대 대기업 계열 디벨로퍼는 각각 니혼바시와 마루노우치, 신주쿠·롯폰기에 수십조원 단위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분양하지 않고도 수십 년 단위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미쓰이부동산의 ‘미드타운’, 모리빌딩의 ‘힐스’ 시리즈 등이 성과를 내면서 토지주가 개발에 적극 협력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토지 매입 부담이 큰 탓에 지역 전체를 고려하기보단 소규모 개발 후 분양으로 대출을 갚기 바쁜 국내 디벨로퍼와 큰 차이가 있다.
6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디벨로퍼 1위 미쓰이부동산의 보유 자산은 7조4000억엔(약 66조원)이다. 상장 리츠까지 더하면 총 12조엔(약 107조원)으로 불어난다. 2위인 미쓰비시지쇼는 6조9000억엔이고, 리츠를 더하면 9조엔이다. 3위인 스미토모부동산은 리츠 없이 7조엔의 자산을 갖고 있다. 롯폰기힐스·아자부다이힐스로 알려진 모리빌딩 자산은 3조2000억엔(약 29조원) 정도다. 국내 최대 디벨로퍼인 MDM(4조5000억원)과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미즈호은행 조사부는 “일본의 디벨로퍼는 부채비율이 높지 않아 낮은 자기자본비율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 디벨로퍼는 매각(분양)보다는 임대 사업에 집중한다. 보유한 땅을 개발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분양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할 필요가 없어서다. 장기적으로 지역의 가치를 높이면 임차수익도 따라올 것이라는 전략이다. 스미토모부동산은 지난해 영업이익(2547억엔)을 전액 임대로만 벌었다. 높은 부채비율 때문에 3000㎡만 매입해 개발한 뒤 분양하는 국내 디벨로퍼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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