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금리도 5일 연 3.095~4.395%에서 이날 연 2.991~4.291%로 0.104%포인트 낮아졌다. 하나은행이 판매하는 주기형 주담대의 최저금리가 연 2%대로 내려간 것은 이 대출 상품이 처음 출시된 2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다른 은행의 주담대 금리 역시 이달 들어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1일 연 3.34~4.74%에서 이날 연 3.28~4.68%로 0.06%포인트 떨어졌다. 농협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연 3.31~5.71%에서 연 3.29~5.69%로 하향 조정됐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15일(0.05%포인트)과 22일(0.05%포인트), 29일(0.2%포인트) 주담대 가산금리를 올렸고, 우리은행도 7월에만 두 차례 주담대 가산금리를 인상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지난달 한 번씩 가산금리를 높였다.
은행들이 이자 마진에 해당하는 가산금리를 올리는데도 최종적인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가산금리가 붙기 이전의 조달 원가에 해당하는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평균 금리는 지난 5일 연 3.101%로 직전 거래일 대비 0.103%포인트 급락했다. 2022년 3월 31일(연 3.1%) 후 최저치다.
은행채 하락을 이끈 것은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다. 국내 은행채 금리는 글로벌 채권 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 국채 금리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데,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지난 5일 52주 최저 수준인 연 3.66%를 기록했다.
조달금리가 낮아지는데도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주담대 금리를 높여야 하는 은행들은 이전보다 큰 폭의 가산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7일 모든 유형의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하고, 우리은행은 비대면 방식의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4%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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