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동훈 대표 체제로 재편되면서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로 분화하는 여권 내 역학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선·비례 의원 중심인 친한계의 결집력은 커진 반면 중진 위주의 친윤계는 잡음을 최소화하는 모양새다. 108석으로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양쪽 모두 당장의 계파 갈등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한 대표가 추진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이 계파 갈등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6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한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찐한’ 의원은 17명이다. 장동혁·박정하·서범수 의원 등 지도부를 비롯해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를 적극 지원한 배현진·박정훈·진종오·고동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22대 총선에서 공천받은 비례대표 의원들도 포함됐다.
찐한보다는 거리가 있지만 ‘친한’으로 분류되는 의원은 14명으로 조사됐다. 중진 중에서는 6선의 조경태 의원과 4선의 한기호·윤영석·윤재옥·김상훈, 3선의 성일종 의원 등이 한 대표에게 우호적이라는 게 당내 평가다. 대통령실 출신으로 ‘찐윤’으로 꼽히던 주진우 의원은 한 대표와도 가까워 친한으로도 분류된다.
찐윤으로는 5선의 권성동·김기현, 3선의 이철규·정점식, 재선의 강승규·구자근·김선교·박성민·엄태영·이성권·정동만·조정훈 의원 등이 거론된다. 초선 중엔 대통령실 출신인 강명구·조지연 의원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공직을 거쳤거나 21대 국회에서 ‘윤핵관’으로 꼽히던 인물이 많다. 친윤에도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은혜·임이자 의원 등 윤석열 정부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포함된다. 윤한홍·이만희·박대출·김대식 의원 등은 친윤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계파색을 크게 드러내지는 않는다는 평가다.
37명은 비교적 중립적인 성향으로 분류됐다.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 5선의 권영세·나경원·윤상현, 4선의 안철수, 3선의 송언석 의원 등 중진을 비롯해 지역구 출신인 초선도 대거 포함됐다.
당내에선 당장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친윤계 의원은 “108명이 똘똘 뭉쳐도 거야의 폭주를 막기 어려운 상황인데 계파끼리 싸우는 건 자살 행위”라고 했다. 친한계 의원 비중이 높아져 계파 간 힘의 균형이 맞춰진 것도 갈등이 표면화하지 않는 이유다. 범친윤계(41명)와 범친한계(30명)의 비율은 각각 38%와 28%로 10%포인트 차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입장을 달리 할 수 있는 중립 성향도 34%(37명)에 달한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친윤 성향이었다가 최근에는 범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도 꽤 있다”며 “친한계가 주로 초선과 비례 중심이기는 하지만 결속력이 커지면 무시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소람/설지연/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