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시민운동가 출신 민주당 의원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해 공휴일 의무휴업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방향 착오다.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은 골목상권의 동반 침체를 부를 뿐이라는 게 지난 10여 년의 강제 시행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바꾼 서울 서초구에선 소상공인의 30%가 매출이 늘었다는 설문 조사가 있다.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의무휴업 폐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크다. 한 소비자 조사(모노리서치)에선 대형마트 휴업규제 폐지·완화를 지지한 응답률이 76.4%에 달했다. 이런 판국에 의무휴업일을 폐지하지는 못할망정 ‘평일 의무휴업 전환’까지 막는 입법에 누가 공감할 수 있겠나. ‘약자 대변자’라는 명분을 내세워 소비자 편익에 반하는 역주행 입법이다.
거대 야당이 내놓은 법안의 상당수가 이런 식이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민주당 의원은 최근 상법에 ‘이사의 공정 의무’ 조항을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안이 무리수임이 드러나자 이번엔 ‘공정 의무’ 조항 신설로 뒤통수를 치는 모양새다. 불법파업을 조장하게 될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통과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지 8개월 만에 1인 자영업자에게도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더 센 법안을 의결했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포퓰리즘 법안으로 비판받아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양곡관리법과 한우산업지원법도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됐다.
입법의 목표는 처음도 끝도 민생이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22대 국회에서 민생은 실종되고 오로지 탄핵 명분을 쌓기 위한 거부권 유도 법안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오기로 가득한 막장 입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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