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르기 전에 사자"…서울 첫 집 마련 26개월 만에 최대

입력 2024-08-06 17:53   수정 2024-08-07 00:23

서울에서 생애 처음 내 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자가 2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청약 경쟁률 급상승 속에 집값 추가 상승과 대출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실수요자를 자극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4966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5월(5133명)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6월(4289명)과 비교하면 677명, 1월(3021명)보다 1945명 늘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더 오르기 전에 매수해야 한다’는 심리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5주차(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전 대비 0.28% 상승하며 19주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3월 말 이후 4개월 넘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30대가 생애 첫 매수세를 이끌었다. 30대는 지난달 서울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의 47%(2309명)를 차지해 전 연령대에서 비중이 가장 높았다. 30대 생애최초 매수자는 4월 한 달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매달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40대가 1146명으로 뒤를 이었다. 50대 593명, 20대 571명, 60대 251명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강동구(415명)가 가장 많았다. 서대문구(378명) 강서구(284명), 송파구(291명) 등에서도 매수가 활발했다. 고가 부동산이 많은 강남구(147명) 등 강남권에서도 빌라를 중심으로 매수가 이뤄졌다.

갈아타기 수요까지 포함하면 40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4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31.2%를 기록했다. 2019년 해당 통계가 발표된 이후 반기 기준에서 40대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준금리 하락 가능성에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금리 정책상품의 영향으로 30~40대의 매매시장 진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분양가 상승과 청약 쏠림 등으로 청약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주택 매수를 자극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6월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550만6389명으로 전달보다 3만7415명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588만2064명)과 비교하면 37만 명가량이 청약시장을 떠났다. 여경희 부동산R114 빅데이터연구소장은 “다음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되기 전까지 거래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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