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와 같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부실 재발을 막기 위해 이커머스 업체와 PG사(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들의 정산 기한을 도입한다. 판매 대금은 은행 등 제3의 금융기관에 따로 관리하도록 의무화한다.
정부는 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위메프·티몬 사태 추가 대응 방안 및 제도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현재 이커머스 업체와 PG사는 법령상 규정 없이 약관과 계약 등에 따라 정산 기한을 설정하고, 자율적으로 판매 대금을 관리하고 있다. 상품을 납품받아 직접 판매하는 매출 1000억원 이상 또는 매장 면적 3000제곱미터 이상인 대규모 유통업자의 경우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라 정산 기한이 40~60일로 정해져 있다.
정부는 이커머스 업체의 정산 기한을 대규모 유통업자보다 짧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위반 때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정산 기한은 업계와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해 결정하고, 적용 유예기간을 둬 기업이 적응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커머스를 겸영하지 않는 PG사는 사업자 간 계약 등으로 정산 기한 내 대금 지급을 의무화하고 미지급하면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판매 대금도 별도 관리하도록 한다. 이커머스 업체와 PG사가 판매 대금의 일정 비율을 예치, 신탁, 지급보증보험 등으로 따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적용 대상과 비율 등은 업계 및 간담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또 별도 관리 대상이 되는 이커머스 업체와 PG사의 판매 대금 유용도 금지한다. 이를 어기는 이커머스 업체는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되고, PG사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PG사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현재 159개의 PG사가 등록돼 있는데, PG업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고 감독 수단도 미비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PG업 거래 규모에 비례해 인적·물적 등록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시정 조치 요구, 업무 정지, 등록 취소 등 제재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외국환업무를 함께 취급하는 PG사에 대해서는 더 강화된 자본금·외화유동성 규제를 검토한다.
상품권 발행 업체에 대한 규율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모바일 상품권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이 발행업체의 지급 능력과 관계없이 발행할 수 있어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다음 달 15일 선불업 등록 면제 기준이 '발행 잔액 30억원 미만'에서 '발행 잔액 30억원 및 연간 총발행액 500억원 미만'으로 개정되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대다수 모바일 상품권을 규율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또 선불충전금 100% 별도 관리 의무를 도입해 선불업자가 파산하더라도 선불충전금 환급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선불충전금을 100% 예치·신탁해야 하며, 파산할 경우 소비자를 우선으로 변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방안을 토대로 업계 간담회를 진행하고, 이달 중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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