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6월 경상수지가 122억6000만달러(약 16조89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흑자 규모는 2017년 9월(123억4000만달러) 이후 6년 9개월 만의 최대치다.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9% 가까이 늘고 수입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6% 가까이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 6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11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였다. 흑자 폭도 2020년 9월(120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수출은 58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541억3000만달러) 대비 8.7% 늘었다.
수출 품목 중에선 반도체(50.4%), 정보통신기기(26.0%), 석유제품(8.5%), 승용차(0.5%) 등이 증가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7.9%), 미국(14.8%), 중국(1.8%)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였다. 반면 기계류·정밀기기(-1.4%), 화공품(-7.5%), 철강 제품(-18.0%) 등은 감소했고, 일본(-6.8%), EU(-18.3%) 등에 대한 수출은 줄었다.
수입은 47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502억2000만달러) 대비 5.7% 줄었다. 원자재 수입이 6.6% 줄었고, 반도체(-4.9%, 반도체 제조 장비(-24.1%) 등 자본재 수입도 4.6% 감소했다. 곡물(-20.3%), 승용차(-44.1%) 등 소비재 수입도 15.6%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6억2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는 전년 동월(-26억4000만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전월(-12억9000만달러)보다는 커졌다. 여행수지는 여행 수입이 여행 지급보다 줄면서 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분기 배당 지급이 영향이 사라지면서 흑자 폭이 전월(17억6000만달러)에서 26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월 중 122억4000만달러 늘어 2020년 10월(187억5000만달러)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48억9000만달러 늘어났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억7000만달러 줄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6억3000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 위주로 23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377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1억5000만달러) 대비 대폭 늘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상반기 흑자 규모(279억달러)보다도 100억달러 가까이 많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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