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50억클럽 의혹' 권순일 전 대법관·홍선근 머투 회장 기소 [종합]

입력 2024-08-07 10:37   수정 2024-08-07 10:38

'대장동 50억 클럽' 당사자로 지목된 권순일 전 대법관과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법조인·정치인·언론인 등이 로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거나, 받기로 했다는 50억 클럽 의혹이 불거진 지 약 3년 만이다.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이승학 부장검사)는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권 전 대법관은 퇴직한 뒤인 2021년 1∼8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 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으로 재직하며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 행정소송 1심의 재판상황 분석, 법률문서 작성, 대응법리 제공 등 변호사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권 전 대법관은 재직 기간 1억50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대한변협이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승인한 건 2022년 12월이다.

변호사법은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고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고문 재직 기간 대장동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성남시를 상대로 제기한 대장지구 송전선로 지중화 관련 행정소송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성남의뜰 패소를 확정했다.

화천대유 대표를 지낸 이성문 씨는 2021년 언론 인터뷰에서 "대장지구 북측 송전탑 지중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 전 대법관을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전 대법관은 "2021년 초 이씨로부터 송전선 민원 내용을 보고받았고, 행정소송은 대형 로펌에 맡기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의견을 말했다"며 "회사 고문을 시작할 당시에는 송전탑 문제를 알지도 못했고, 그런 얘기를 회사 측으로부터 들은 적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근로계약을 맺고 회사의 경영 전반에 관한 고문으로서 업무를 수행한 것일 뿐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50억 클럽' 명단에 포함된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의 언론사 선배인 홍 회장은 2020년 1월 김씨에게 배우자와 아들 명의로 50억원을 빌렸다가 원금만 갚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홍 회장이 면제받은 약정 이자 1454만원을 김씨로부터 수수한 금품으로 판단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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