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부족한데…주인 못 찾는 '신도시 자족용지' 활용해야"

입력 2024-08-07 17:24   수정 2024-08-08 00:50

정부의 추가 주택공급 대책 발표를 앞둔 가운데 개발업계에서 주인을 찾지 못하는 신도시(공공택지) 자족용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매각 상태이거나 민간이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땅을 활용하면 아파트 등을 최대 3만 가구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에선 “공공기여를 하더라도 주택 공급은 가능할 것”이라며 용도 변경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아직 민간에 매각되지 않았거나 매각 후 착공하지 않은 자족용지 규모는 110만㎡에 달한다. 자족용지는 주거 기능이 강한 신도시에서 자족 기능을 높이기 위해 설정된 땅이다. 지식산업센터(옛 도시형공장)나 소프트웨어진행시설, 연구소, 일반업무시설 등으로 용도가 제한된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자족용지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는 점이다. 개발 조건이 까다로워 민간에서 쉽게 조성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주요 건축물인 지식산업센터 등이 경기 부진으로 미분양이 적지 않은 상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해 땅을 내놔도 민간이 사지 않아 유찰되는 경우가 잦다.

LH에선 최근 국토교통부에 수도권 자족용지를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을 지을 수 있는 주거용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건의하는 등 해법 찾기에 나섰다. 수도권 미매각 용지가 늘어나면 분양 수익을 확보해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LH의 재무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제안 등을 접수해 주택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 실적 등이 크게 줄어들면서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주택 인허가는 2만3886가구로 전월 대비 1.7%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5.3% 줄었다. 수도권은 8998가구, 지방은 1만4888가구로 작년 대비 각각 38%, 33.6% 급감했다.

민간에선 공공기여나 공공지원 민간임대 제도 등을 활용하면 용도 전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여 비율을 높이더라도 주택 공급 효과와 사업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착공 사업장을 주택 용도로 변경하면 공급 효과에 더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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