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불안해서 못 하겠다"…평범한 직장인, '월세' 받는 비결 [일확연금 노후부자]

입력 2024-08-08 09:03   수정 2024-08-08 10:44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미 시장에선 이런 기대감이 선반영되고 있습니다.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2022년 말 연 5%대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연 3.3~3.4%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은행에 돈을 맡겼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매달 이자나 배당소득을 받아 생활해야 하는 연금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대피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투자를 고려할 때"라고 조언합니다. 국내 상장리츠에 투자하면 연 5~8%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요 리츠를 담은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도 등장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리츠에 투자하면 소액으로도 매달 월세를 받는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리츠, 금리 인하 기대에 '들썩'
리츠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에 투자한 뒤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입니다. 리츠가 일반 부동산 투자와 차별화되는 점은 '유동성'에 있습니다. 리츠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언제든지 시장가격에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또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어 주식·채권 외 대체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고자 할 때 활용하기 좋습니다.

리츠 투자자가 받는 배당의 원천은 임대수입, 매각차익, 개발수익 등입니다. 즉 리츠 주가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시장과 깊은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금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처럼 리츠 역시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리츠는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 중 하나인데요. 대부분의 리츠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내려가면 조달 비용이 줄어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배당도 늘어나게 됩니다.

예컨대 롯데리츠는 최근 담보부사채를 3.5%대에 발행했습니다. 금리 고점과 비교하면 3%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빠르면 내년부터 가중평균 금리가 하락하고 배당을 늘리는 리츠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절대적인 배당 금액이 증가할 뿐 아니라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 올라갑니다. 예를 들어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일 땐 리츠 배당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 예금금리와 리츠의 배당수익률 간 격차는 벌어지게 됩니다.

최근 주가 흐름만 봐도 이런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금리 인상 기조 속에 리츠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올 들어선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톱10 지수’는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11.82%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2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입니다.


리츠에 투자하는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 들어 개인투자자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를 809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이 ETF는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ETF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입니다. 오피스, 호텔, 물류창고 등 리츠의 보유자산에서 발생하는 임대료를 기초로 매달 분배금(배당금)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해외보다 국내 리츠 유망"
국내 상장 리츠는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최근 들어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다양한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속속 상장했습니다.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뜻입니다.


리츠에 투자하기 전엔 각 종목이 담고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그동안 배당 이력은 어떠한지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개별 리츠의 구조와 특징을 모두 이해하긴 쉽지 않습니다. ETF를 통해 여러 리츠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안전한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 보다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월 배당 리츠 ETF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매달 연금을 받는 것처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앞서 'TIGER 리츠 부동산 인프라 ETF'가 2022년 11월 리츠 ETF 최초로 월 배당으로 전환했습니다. 올 들어선 'Plus K리츠 ETF'와 '히어로즈 리츠 이지스 액티브 ETF' 등이 월 배당으로 바꿨고, 'KODEX 한국 부동산 리츠 인프라 ETF'와 'WOORI 한국 부동산 TOP 3 플러스 ETF' 등은 월 배당 상품으로 출시됐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리츠에 투자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한국 리츠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리츠의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이 진행되면서 대출 이자 비용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국내 오피스빌딩은 실질 공실률이 3% 미만일 정도로 수요가 많고, 리테일도 장기간 임대 계약을 맺고 있어 공실 부담이 적습니다.

물론 리츠 역시 주식이나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원금 손실 위험은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리츠 수익률도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인공지능(AI), 배터리 테마주처럼 화끈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리츠는 연 5~7%대의 배당수익을 추구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중위험·중수익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상품입니다.
ISA·IRP로 투자 시 절세효과
부동산 직접 투자 대비 세금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리츠의 강점입니다.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등의 비용이 생기지만, 리츠 투자자는 주식 거래수수료 외에는 별도의 세금 부담이 없습니다. 배당소득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하지만 분리과세를 통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장리츠를 3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5000만원까지 배당소득에 대해 세율이 15.4%에서 9.9%로 낮아집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개인형 퇴직연금(IRP)를 활용하면 비과세나 과세이연 등도 누릴 수 있습니다. ISA는 계좌 하나에 예·적금,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통합계좌입니다. 연간 일정 액수까지 이자·배당 수익에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일반형 ISA는 200만원, 서민형 ISA는 4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 9.9%의 세율로 분리과세가 됩니다.


앞으론 비과세 혜택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일반형 ISA는 500만원, 서민형은 1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2.5배 늘리기로 했습니다. ISA에서 리츠나 리츠 ETF에 투자하면 배당수익에 대한 세금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겁니다.

IRP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재테크 '필수템'입니다. 1년에 180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고, 이 가운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습니다. IRP에서 리츠에 투자할 경우 과세가 이연돼 세금으로 내야 할 돈까지 계속 투자로 굴릴 수 있습니다.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내면 됩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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