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8일 15: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 오디오 반도체 국산화, 이제 시작될 것입니다.”
박기태 아이언디바이스 대표(사진)는 지난 7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장악한 오디오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 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이 회사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오디오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현재 글로벌 유력 스마트폰 업체에 오디오앰프 칩을 납품하고 있다. 제한된 전원 환경에서 고음질을 제공하는 칩이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지난달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300만주, 희망 공모가액은 4900원~5700원을 제시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778억원 수준이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관련 연구개발(R&D)를 수행하던 부천사업장 출신 인력들이 모여 설립됐다. 오디오반도체 시장은 대기업이 하기에 작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2008년 회사를 창업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스마트파워앰프가 주력 제품이다. 오디오 관련 칩 설계 기업은 국내에 아이언디바이스가 유일하다. 매출의 90%가 이곳에서 나온다. 미국의 시러스로직과 텍사스트인스트루먼트, NXP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한 중국의 구딕스가 주요 경쟁사다. 이 중 시러스로직은 애플에 독점 납품 중이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품질 이력을 쌓으면 향후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오디오 반도체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과거보다 칩 사용량이 2배 이상 늘어나면서다. 과거 1개만 들어갔던 오디오 반도체칩이 현재 고사양 모델에는 2~3개 들어간다. 스마트파워앰프시장은 올해 1조6781억원에서 2026년 2조1275억원으로 매년 8%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판매량에 영향을 받는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오는 2026년 추정 당기순이익인 138억원을 적용해 4900원~5700원의 공모가 범위를 산출했다. 지난해 매출 63억원,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45억원,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하며 개선됐다. 올해 매출 150억원을 노리고 있다. 오는 19~23일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받은 뒤 28~29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받는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이번 공모에서 팹리스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지난해 파두가 ‘뻥튀기 상장’으로 투자자들의 지탄을 받았고, 또 다른 팹리스기업인 퀄리타스반도체는 코스닥 시장 입성 6개월 만에 유상증자를 진행해 지난 1월 고점(5만원) 대비 ?80%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최대주주 보호예수 기간을 3년, 2대주주인 실리콘마이터스는 2년을 설정해 상장 후 유통 물량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두 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팹리스 기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지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