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게임엔 투자해야 할 것 같아.” “생각전자는 이익을 냈으니 팔아야지.”
초등학생들이 어느 주식에 투자할지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인다. 아이들이 게임을 많이 하니 게임회사 주식을 사자는 의견, 이익을 많이 낸 주식은 떨어지기 전에 팔자는 의견, 인터넷 기업은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으니 사지 말자는 의견이 쏟아진다. 엔게임, 생각전자…. 실제 주식 투자는 아니다. 지난 5~7일 한국경제신문사와 매일유업이 공동 주최한 ‘2024 주니어 생글생글 여름 경제 캠프’에서 있었던 ‘모의 주식투자 게임’의 한 장면이다.
캠프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은 게임과 퀴즈, 강의와 토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와 금융, 투자에 관한 기초 개념을 배웠다. 마지막 날인 7일 강사로 나선 이성강 이담초등학교 교사는 5~6학년 학생들과 주식투자 게임을 했다. 4~5명씩 조를 짠 뒤 가상의 돈 100만원을 주고 1994년으로 돌아가 당시 사회경제상을 전하는 신문 기사를 읽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 대상 기업은 사랑정유, 생각전자, 가뿐공업, 달려자동차, 좋아은행, 안전건설. 과거에 존재했거나 지금도 있는 기업들을 이름만 바꾼 것이다. 100만원으로 이들 기업에 투자한 뒤 2005년과 2015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2024년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어느 팀이 가장 큰 수익을 냈는지 겨루는 방식이다. 이 교사는 “투자를 통해 돈을 불려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과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을 함께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신설한 ‘팡팡 경제 퀴즈’는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물물교환, 화폐, 환율 등에 관한 퀴즈를 하나씩 맞힐 때마다 선물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경제 지식을 쌓았다.
게임 도중 학생들은 “저축을 왜 해야 하는 거예요”, “선생님은 저축을 어떻게 해요” 등 다양한 질문을 했다. 하 교사는 “저축은 미래의 불확실한 일을 대비해 꼭 해야 한다”며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면 목표 금액을 정해 저축부터 하고 나머지 돈만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토론 수업도 유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생들은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 이대로 괜찮을까’, ‘노 키즈 존은 차별일까, 선택일까’, ‘엄마 아빠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줘야 할까’ 등을 주제로 무엇이 옳은지 생각해 보고, 찬성과 반대 의견을 주고받으며 생각의 폭을 넓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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