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대 포상금 어쩌나…'역대급 성적' 사격 '대혼란' [2024 파리올림픽]

입력 2024-08-08 20:31   수정 2024-08-08 21:10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사격 종목이 역대급 성적을 거뒀지만, 신명주 대한사격연맹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신 회장이 연맹 측에 갑작스럽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연맹 측은 당시 "실무 부회장과 사무처장 등 연맹 실무자가 7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뒤 회장의 사임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예정"이라며 "이후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임금 체불이 공론화되자 "병원 일로 한국 사격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사임 의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병원을 운영 중인데, 최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서 임금체불로 내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임금 체불 관련 내용은 1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 회장의 사임으로 당장 포상금 지급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격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양궁(금 5·은 1·동1) 다음으로 많은 메달을 딴 종목이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해야 할 포상금은 총 3억1500만원(선수 2억1000만원, 지도자 1억500만원)이다.

연맹은 자체 예비비에 신 회장이 연맹 수장으로 올라가면 출연하기로 약속한 3억원 중 일부를 활용해 포상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취임 2개월이 지났으나, 약속했던 3억원을 내지 않은 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회장 취임식과 파리 현장 방문 등으로 사용된 연맹 자금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 측은 수뇌부가 귀국한 만큼, 신 회장과 대화를 통해 정산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병원 경영난 등을 이유로 상황이 여의찮을 경우, 고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격은 한화그룹이 20년 넘게 후원하며 200억원이 넘는 발전기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장기간 후원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개인에게 기회를 열어줄 때"라면서 회장사에서 물러났다.

신 회장은 2021년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진천선수촌 지정병원을 하며 연맹과 인연을 맺고, 지난 6월 초 단독 출마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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