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중국의 AI기술은 어디쯤 왔을까

입력 2024-08-09 11:23   수정 2024-08-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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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

최근 증시 안팎에선 생성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GPU 투자 사이클이 피크에 도달했는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화두일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논의에서 한발짝 비켜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미국의 기술 제재가 점점 다각화하면서 중국은 AI용 반도체를 구매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중국용 AI GPU를 별도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지만 이는 여느 제품에 비해 성능이 크게 뒤처진다. 중국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구매를 하고는 있지만 제품 자체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있다. 숏폼 비디오 플랫폼인 콰이쇼우는 오픈AI의 ‘소라’에 버금가는 비디오 생성 프로그램 ‘클링’을 개발했다. 소라와 마찬가지로 아직 시범 영상만 공개했지만 만약 시범영상이 실제로 클링을 통해 생성한 것이라면 엄청난 성능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 주목할 만한 소프트웨어는 ‘토키’라는 앱이다. 최근 GPT 엔진을 사용한 챗봇 앱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그중 눈에 띄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등의 특징을 학습한 챗봇에게 말을 걸면 해당 인물이 실제로 대답할 법한 내용이 나오는 앱이다. 경쟁 앱인 ‘캐릭터.ai’ 등에 비해 학습한 유명인 수가 많고, 단순 챗봇형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상대방을 제외해가면서 친구를 만나는 형식으로 앱을 짠 게 특징이다. 이런 종류의 ‘가상친구’ 앱은 생성형 AI 분야 ‘킬러 앱’으로 접쳐지는 분야였다. 이용자 몰입도가 가장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중국 앱 개발자들은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 실력이 뛰어나다. 물론 이런 앱은 사업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 기반 기술로 엔비디아의 칩과 오픈AI나 메타의 모델을 사용한 만큼 이전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도 킬러앱은 중국에서 나왔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반면 한국, 일본, 대만은 반도체 기반 기술과 하드웨어 선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의 AI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디커플링되어 발전할 것이다. 바이두, 알리바바 등 업체가 자체적인 생성형 AI모델을 개발하고, 앞서 언급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다. 기술 자국화를 위해서다. 미국이나 일본의 반도체 장비회사 매출을 보면 최근 중국향 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들이 쌓아둔 장비는 이미 향후 2~3년간 설비투자(CAPEX) 확장에 필요한 수준을 충족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미 국산화가 가능한 품목들은 자국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증착이나 일부 엣칭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는 중국 장비 제조사인 나우라(002371 CH)나, 에이멕(688012 CH)이 맡는 식이다. 이들 업체는 최근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향후 중국이 20나노 이하 반도체를 완전 국산화하려면 네덜란드의 ASML사가 독점하고있는 노광부문에서의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노광을 제외한 나머지 장비는 이미 국산화가 많이 진행되었다.

현재 중국 정부 투자의 대부분은 기술안보를 명목으로 반도체 분야로 집중되고 있다. 그간엔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정부 투자만으로 굴러가는 양상이었기에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최근 화웨이의 7나노칩 중국 내 제조를 통한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성공적 복귀나, AI GPU 양산 판매 등은 향후 기술적 디커플링을 한층 가속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큰 진폭을 겪고있는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과는 디커플링된 채 천천히 존재감을 늘려나가고 있는 중국의 AI·반도체 산업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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