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손실' 트라우마에…'6% 배당주' 사모은 LS 계열사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8-13 11:30   수정 2024-08-14 09:18

이 기사는 08월 13일 11: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은 맏아들(長子·장자)이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는 전통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이 전통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LS그룹 장손이자 고(故)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웅 마음캐피탈 의장이 그룹에서 이탈한 것이다. LS그룹 계열의 도시가스업체 예스코홀딩스의 적자 사태와 연결 짓는 관측도 있다.

예스코홀딩스는 2020년에 77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6~2020년 스타트업에 투자한 700억원을 상당액을 손실 처리한 결과다. 이 곳은 회사 구본웅 의장이 당시 운영하던 미국 벤처캐피털(VC)인 포메이션8이 투자한 곳들이다. 하지만 이들 투자처가 눈덩이 손실을 보면서 투자금 전액을 날렸다. 투자 실패로 700억원을 날린 뒤부터 예스코홀딩스는 보유 현금 상당액을 대신증권 맥쿼리인프라 등 배당주에 묻어두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예스코홀딩스는 앞으로 내년 2월28일까지 맥쿼리인프라 주식 700억원어치를 매입하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 장내외에서 매수하는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취득목적에 대해 "배당을 통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맥쿼리인프라 지분 0.77%를 보유 중이다. 매입금액 기준으로 429억원어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67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이달부터 내년 2월 말까지 700억원어치를 더 사들이는 것이다. 내년 2월까지 맥쿼리인프라 주식 1200억원어치가량을 굴리게 될 전망이다.

예스코홀딩스는 맥쿼리인프라와 함께 고배당주로 꼽히는 대신증권 주식도 수백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신증권 보유 지분은 3.89%에 달했다. 매입금액 기준으로 353억원어치다. 여기에 올들어 최근까지 대신증권 주식 46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였다. 예스코홀딩스는 지분을 사모으면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10.48%)에 이어 대신증권 2대주주 자리를 굳혔다.

이 회사가 대신증권과 맥쿼리인프라를 매입한 것은 고배당으로 해석된다. 대신증권의 배당수익률은 8.39%로 작년 상장사 평균(2.72%)을 크게 웃돈다. 맥쿼리인프라의 배당수익률은 6%대다. 예스코홀딩스는 자회사 예스코를 통해 비교적 부침이 없는 도시가스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에 배관을 통해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업체로 연간 200억~300억 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현금을 쌓아 올린 예스코홀딩스의 지난해 말 총관리자산(AUM)이 3996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가 보유자산을 안전한 고배당주에 묻어둔 것은 뼈아픈 투자 실패와 관계가 깊다. 2016년 음성인식 기술업체인 에바오토메이션에 116억원, 싱가포르 음식료 배송 스타트업인 어니스트비에 198억을 각각 투자했다. 투자회사인 월드비즈니스렌더스(WLC) 대출채권에도 422억원을 투자했다. 구 의장이 몸담은 포메이션8이 투자한 회사들이다.

투자금이 증발하면서 이 회사는 2020년 7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넉넉한 현금자산을 위험자산으로 굴리다 상당한 손실을 본다. 결국 이 트라우마에 고배당주와 같은 안전 자산을 대거 매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스코홀딩스는 이 투자 실패 여파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기까지 했다. 구본웅 의장은 이후 LS그룹과 완전히 갈라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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