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지수는 1.24% 상승한 2588.4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2.57% 오른 764.43에 마감했다.
증시가 반등한 데는 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실업 관련 통계가 영향을 미쳤다. 미국 주간 신규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3만3000건으로 전주(25만 건)보다 1만7000건 감소했다. 한 달 만의 최저치다. 월가 예상치(24만 건)보다도 적은 수치다.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7월 실업률(4.3%)이 허리케인 베릴의 여파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허리케인 베릴이 강타한 텍사스주의 청구 건수가 전주 대비 4800건 감소했기 때문이다.
안도한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미국 S&P500지수는 8일 2.3% 상승한 5319.31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S&P500지수는 지난 5일 급락하기 직전 대비 2.3% 낮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나스닥지수도 2.87% 상승한 16,660.02에 마감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6.86% 급등했다.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정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JP모간은 글로벌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약 75%가 청산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ING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엔 미만으로 떨어지면 엔캐리 트레이드의 추가 청산이 시장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경제 관련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높다. 변동성이 잠잠해질 때까지 ‘폭락장에서 주가 방어에 성공한 종목’과 ‘낙폭과대주’를 동시에 포트폴리오에 담는 ‘바벨 전략’이 유효할 거라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전략은 양쪽 끝에 추가 달린 역기(바벨)처럼 극단적 성격을 지닌 자산을 동시에 편입해 수익률을 방어하는 것이다. 예컨대 가치주와 성장주를 동시에 보유하면 증시가 불안할 때는 가치주가 수익률이 지나치게 하락하는 것을 막아주고, 증시가 활황일 땐 성장주가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
2~8일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주가가 상승한 업종은 통신과 제약·바이오다. 이 기간 KT와 SK텔레콤은 각각 1.03%, 0.37%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일동제약은 각각 6.92%, 4.91%, 4.49% 상승했다. 증시 하락 과정에서 주가 방어에 성공한 업종이 주도주 자리를 넘겨받을 확률이 높다.
이날처럼 경기 침체 우려가 잦아든 날엔 기존 낙폭과대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한 2~8일 낙폭이 컸던 업종은 화장품·의류(-13.2%), 반도체(-12.6%), 화학(-11.7%), 철강(-11.6%) 등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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