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381개 vs 韓 153개…'증설 경쟁' 뒤처진 한국

입력 2024-08-11 18:53   수정 2024-08-12 02:13

데이터센터는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데이터센터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11일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은 2032년 264억5000만달러(약 36조1307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39억6000만달러(약 19조693억원)이던 지난해와 비교해 9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커지는 것이다. 올해 시장 규모는 149억2000만달러(약 20조3807억원)로 예상된다. ‘전력난의 주범’으로 뭇매를 맞던 데이터센터가 AI 시대를 맞아 ‘귀한 몸’이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데이터센터의 약점은 예나 지금이나 전력 소모량이다.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공조 시스템 등을 24시간 돌리려면 막대한 전기가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기량이 글로벌 전기 소비의 4%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도 세계 각국은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늘리고 있다. 이 설비 없이는 미래 산업 육성이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1~3위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은 최근 동남아시아에 데이터센터 시설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에 구축한 데이터센터만으론 글로벌 AI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구글은 말레이시아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시설을 짓기 위해 20억달러를 투입한다. 아마존은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50억달러, 6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는 153개다. 세계 시장에선 명함을 못 내미는 수준이다. 글로벌 서비스는 고사하고,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도 자체적으로 충당하지 못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미국의 데이터센터는 5381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독일이 521개로 2위, 영국은 514개로 3위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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