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가에선 광고 사업 성장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도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주가가 과하게 하락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늘었다. 2분기 매출은 2조6105억원으로 8.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추정치를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당초 증권가에 형성된 네이버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4364억원으로 실제 실적은 이를 8.3% 상회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실적에 대해 "하반기 커머스, 콘텐츠 관련 마케팅비는 상반기에 비해 8% 늘어날 전망"이라면서도 "광고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광고 부문 호실적은 이미 2분기에 확인했다"며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 관련 추가 비용은 많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며 분기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 흐름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주가는 하락세다. 현재 주가(9일 종가 16만3700원)는 1년 전에 비해 28%, 3개월 전에 비해 13.1% 낮은 수치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경쟁력 약화 우려로 멀티플(기업가치 평가 배수)이 하락하고 있다"며 "올해 실적 예상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6배로 우려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안타증권은 라인야후 관련 우려, 자회사 가치 하락을 반영해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24만원으로 낮췄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최대 주주 지위를 변동하거나 라인에 대한 컨트롤을 축소하는 방안 등의 전략적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공언했다. 다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공동 보유한 A홀딩스의 라인야후 지분은 1~2% 줄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경쟁사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반등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신호는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네이버의 광고와 커머스 사업은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호실적 흐름과 달리 주가는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 금리 인하 기조를 감안하면 지금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어 투자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면서 "커머스, 콘텐츠 사업의 성장성 회복이 가시화하고, AI 경쟁력·글로벌 중장기 전략이 확인되면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