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6주째에 낙태한 경험담을 전한 유튜브 영상이 조작이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술한 병원을 특정해 유튜버 A씨와 병원장 등 2명을 입건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영상을 게시한 유튜버 A씨와 수술한 병원 원장을 특정해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영상 게시자를 찾기 위해 유튜브 본사인 구글에 압수수색 영장을 보냈으나 정보 제공을 거절당했다. 이에 유튜브 및 쇼츠 영상을 정밀 분석하고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유튜버 A씨와 수술을 한 병원을 특정해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압수물을 분석 중이고 유튜브 영상에서 조작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찰 수사 결과 낙태 수술은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진행됐고, 유튜버 A씨는 지방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미 두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낙태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34주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 살인죄를 적용한 법원 판례를 참조, 살인죄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태아의 사망 원인을 '낙태'로 볼 것인지, '살인'이나 '사산'으로 볼 것인지가 될 전망이다. 경찰은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현재 태아가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경찰은 해당 병원 내부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의료법 위반 혐의도 들여다 보고 있다. 지난해 의료법 개정으로 전신마취 등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병원은 수술실 내부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고 설치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찰은 현재까지 입건자는 A씨와 병원 원장 2명이지만, 수사를 진행하면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A씨가 지인을 통해 수술할 병원을 찾았다고 진술해 해당 지인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27일 유튜브에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상 낙태는 임신 24주 이내만 가능하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경찰에 A씨와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 대해 살인 혐의로 수사를 해 달라고 의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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