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개각까지 마무리되자 인선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후보로 언급되는 인사 중엔 지난 총선에서 낙선·낙천한 여당 정치인이 적지 않다. 금융권 공공기관이 포문을 열었다.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은 6월 신임 보험연수원장으로 내정됐다. 3년 임기에 연봉은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사회운동가 출신 정치인인 하 전 의원은 보험산업과 어떤 인연도 없다. 주택금융공사 신임 사장 자리에도 정치인 출신이 거론된다. 주금공 사장은 최준우 현 사장(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주로 관료 출신이 맡아 왔지만, 이번엔 관례를 깨고 정치인이 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공공기관에선 해제됐지만 공기업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코스콤의 후임 사장에는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다른 공공기관도 정치인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사(한국남동·동서·서부·남부·중부) 중 동서발전 사장으론 권명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남동발전 사장 후보엔 강기윤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농수산물 물가 관리의 첨병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신임 사장엔 홍문표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으론 안병길 전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된다. 두 기관 모두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의 핵심 공공기관이다.
역대 정부에서 공공기관장 보은 인사는 늘 되풀이돼 왔다. 문재인 정부는 ‘캠코더’(문재인 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를 공공기관장으로 무더기 선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 정부에서도 이런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공기관장뿐만 아니라 상임이사·감사 자리까지 정치인이나 용산 대통령실 출신이 다수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업무는 외면한 채 억대 연봉을 받으며 차기 총선을 준비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슬기/강현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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