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을 이끄는 ‘투톱’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미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서다. 두 회사 미래 전략의 공통점은 인공지능(AI) 기술의 구현을 돕는 ‘스마트 디스플레이’ 개발에 주력한다는 것이다.“10년간 정체된 디스플레이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사진)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4’에서 “디지털 세상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디스플레이는 인공지능(AI) 구현의 필수 요소”라며 “AI 기기에 최적화된 저전력·저발열 디스플레이를 통해 AI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AI 시대를 위한 디스플레이 기술’이란 기조연설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AI폰, AI PC 등 각종 AI 가전의 출시로 디스플레이에 요구되는 기술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며 “고연산 작업은 전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 제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도 AI에 최적화된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OLED 기술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효율적이고 수명이 긴 재료와 소자 구성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발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나 픽셀 제어 알고리즘 등 다양한 저소비전력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디스플레이 기술이 AI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도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멀티모달 AI(이미지, 음성, 텍스트 등 복합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가 적용되는 확장현실(XR) 기기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 부사장은 “멀티모달 AI는 시선이나 손동작을 추적하고, 이를 토대로 시의적절한 이미지 정보를 생성하는데 XR 기기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고해상도·고휘도 올레도스(OLEDoS) 기술로 AI를 뒷받침해 XR 경험의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체정보를 읽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핵심 기술이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손가락 터치만으로 사용자의 심박수와 혈압,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유기광다이오드(Organic Photodiode) 패널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부사장은 “센서를 내재화한 패널은 AI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을 이끄는 ‘투톱’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미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서다. 두 회사 미래 전략의 공통점은 인공지능(AI) 기술의 구현을 돕는 ‘스마트 디스플레이’ 개발에 주력한다는 것이다.운전자가 졸면 바로 경보를 울리는 디스플레이, 운전석에서 볼 수 없고 조수석에서만 보이는 휘어지는 화면.
LG디스플레이가 출시를 준비 중인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사진)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자동차용 OLED 패널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38% 성장할 것”이라며 “인간 친화적이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차량용 OLED 패널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윤 CTO는 이날 ‘디스플레이산업의 새로운 기회’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LG디스플레이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소개했다.
윤 CTO는 차량용 OLED 패널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등 내부 공간이 확장된 차량이 늘면서 대형 OLED 패널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114억8200만달러에서 2028년 150억9500만달러로 31.4%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OLED 패널 시장은 5억4400만달러에서 20억6400만달러로 279.41%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CTO는 “차량용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차에 들어가는 대형 OLED 패널의 성장성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용 패널로 불리는 노트북·태블릿용 OLED 시장도 LG디스플레이가 꼽은 미래 먹거리다. 작년 전체 노트북·태블릿 중 OLED가 적용된 비중은 5% 수준이다.
윤 CTO는 “애플이 태블릿 제품인 ‘아이패드’에 OLED를 적용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며 “2028년이 되면 노트북·태블릿 제품 중 OLED 패널을 쓰는 비중이 34%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스플레이 기술 고도화 작업도 하고 있다. 윤 CTO는 “OLED 패널의 휘도를 높이고 수명을 네 배 이상 늘리기 위해 발광층을 2층으로 쌓은 ‘탠덤 OLED’ 기술을 개선 중”이라며 “시청 패턴을 학습한 뒤 상황에 맞게 에너지양을 제어하는 ‘메타 부스터’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의명/황정수/김채연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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