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에도 급속 진화하는 중국 AI기술

입력 2024-08-13 16:14   수정 2024-08-13 16:1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증시 안팎에선 생성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자 사이클이 피크에 도달했는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논의에서 한발짝 비켜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 제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AI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있다. 숏폼 비디오 플랫폼인 콰이쇼우는 오픈AI의 ‘소라’에 버금가는 비디오 생성 프로그램 ‘클링’을 개발했다. ‘토키’라는 앱은 최근 GPT 엔진을 사용한 챗봇 앱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와중에 눈에 띄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의 특징을 학습한 챗봇에 말을 걸면 해당 인물이 실제로 대답할 법한 내용이 나온다. 이들 킬러앱이 중국에서 나온 반면 한국, 일본, 대만은 기술 발전이 아직 반도체 기반 기술과 하드웨어 선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의 AI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디커플링돼 발전할 것이다. 바이두, 알리바바 등 업체가 자체적인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앞서 언급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다. 기술 자국화를 위해서다. 미국이나 일본의 반도체 장비회사 매출을 보면 최근 중국 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들이 쌓아둔 장비는 이미 향후 2~3년간 설비투자(CAPEX) 확장에 필요한 수준을 충족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미 국산화가 가능한 품목들은 자국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증착이나 일부 에칭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는 중국 장비 제조사인 나우라(002371 CH)나, 에이멕(688012 CH)이 맡는 식이다. 이들 업체는 최근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화웨이의 7나노칩 중국 내 제조를 통한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성공적 복귀나, AI GPU 양산 판매 등은 향후 기술적 디커플링을 한층 가속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큰 진폭을 겪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과는 디커플링된 채 천천히 존재감을 늘려나가고 있는 중국의 AI·반도체 산업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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