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역대 최대 규모 영구채 조달

입력 2024-08-14 15:01  

이 기사는 08월 14일 15: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이 역대 최대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찍는다. 실적 부진에 인적 쇄신을 단행한 한화솔루션이 재무지표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예정된 영구채 물량보다 규모가 축소되는 등 한화솔루션에 대한 자금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날 7000억원 규모 사모 영구채를 발행한다. 발행 금리는 연 5.95%로 책정했다. 3년 뒤부터 콜옵션(조기 상환권) 발동이 가능하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1.3%포인트 가산금리가 매겨진다.

당초 업계에서는 연 5~6%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6월 비슷한 구조로 발행된 SK온의 신종자본증권이 연 6.424%가 매겨진 탓이다. SK온(A+)보다 한화솔루션(AA-)의 신용도가 한 단계 높은 만큼 연 5%대 금리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발행 규모도 역대 최대다. 신세계건설이 지난 5월 모회사 이마트의 도움을 받아 발행한 65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뛰어넘었다. 오랜만에 시장에 등장한 대규모 딜인 만큼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대거 주관사로 참여했다. 증권사가 인수 물량을 상당 기간 자체 북(운용 한도)에 보유하는 조건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조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8000억원 규모 영구채 조달을 목표로 발행 작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당초 예상보다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관사로 참여하기로 했던 일부 증권사들이 내부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해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발행 규모가 8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한화솔루션 영구채의 안정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자금시장의 평가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실적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078억원을 기록했다. 큐셀 부문과 케미칼 부문은 각각 2개 분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신용도 하락세도 두드러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현재 신용등급인 ‘AA-’에서 ‘A+’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실적 및 신용도 부진이 이어지자 한화솔루션은 전열을 재정비하는 등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케미칼 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남정운 여천 NCC 대표이사를, 큐셀부문 신규 대표이사에는 홍정권 전략실장을 내정했다. 이례적으로 여름 휴가철에 인사를 단행하는 등 경영진을 교체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재무지표는 안정화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40.8% △2023년 말 171.8% △올해 3월 말 212.1%로 높아지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재무지표 산정 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채비율 등이 안정화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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