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과 故(고) 이선균 주연의 영화 '행복의 나라'가 개봉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한 법정물이다.
이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 군사 반란을 관통하는 재판을 소재로 삼고 이 재판에 유일한 신분으로 단심제가 적용된 박흥주 대령의 이야기가 중심을 차지한다.
12.12 군사 반란 소재의 '서울의 봄'이 지난해 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모은 상황에서 현대사를 담은 영화인 '행복의 나라'가 유의미한 기록을 세울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 영화는 이선균의 유작이기도 하면서 조정석의 티켓 파워를 증명할 작품이기도 하다.
조정석은 2주 전 '파일럿'을 통해 관객을 먼저 만났다. 이 작품은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며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조정석이 이례적으로 '파일럿'과 '행복의 나라' 두 편의 영화를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성 중심 영화들이 한동안 이어져 온 극장가에 걸스데이 출신 이혜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치어리딩 영화 '빅토리'를 통해서다.
'싱글 인 서울'(2023)을 연출한 박범수 감독의 '빅토리'는 1999년 세기말, 거제의 댄스 콤비 필선(이혜리 분)과 미나(박세완 분)가 댄스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이혜리는 댄서가 꿈인 춤생춤사 고등학생 필선으로 분했다.
이혜리는 극 중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은 물론 학교 친구들의 동경의 대상인 필선의 멋짐 모먼트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여기에 완벽한 힙합과 치어리딩 실력을 선보이며 걸크러쉬 적인 매력을 배가시켰다. 특히 이혜리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는 필선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극 중 인물들과의 관계성을 돋보이게 하며 웃음과 감동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원준의 ‘SHOW(쇼)’, NRG의 ‘할 수 있어’, 디바의 ‘왜 불러’, 터보의 ‘TWIST KING(트위스트 킹)’, 듀스의 ‘나를 돌아봐’ 등 1999년의 감성을 자극하는 가요 플레이리스트는 영화 곳곳에서 ‘밀레니엄 걸즈’의 신나는 댄스와 어우러져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미나리'로 121관왕을 달성한 정이삭 감독이 할리우드 재난 영화 '트위스터스'를 들고 돌아왔다.
'트위스터스'는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맡고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쥬라기 월드'를 탄생시킨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참여해 작품성과 스케일을 동시에 잡은 초특급 재난 블록버스터다. 데이지 에드가-존스, 글렌 파월, 안소니 라모스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폭풍을 쫓는 연구원 ‘케이트’와 논란을 쫓는 인플루언서 ‘타일러’가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역대급 토네이도에 맞서 정면돌파에 나서는 이야기다.
역대급 토네이도를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인간들의 도전을 담은 스토리는 영화의 스펙터클함을 한층 더했다.
톰 크루즈도 이 영화에 호평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글렌 파월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친구들과 즐거운 밤, 영화보기"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소니 라모스에 따르면 톰 크루즈는 영화 보는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에이리언' 시리즈의 신작 '에이리언: 로물루스'도 개봉했다.
이 영화는 보다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난 청년들이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한 후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기 시작하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서바이벌 스릴러다. 1979년 개봉한 '에이리언'과 1986년 개봉한 '에이리언2'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다.
사방이 막혀 있는 우주선 내부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를 마주한다는 설정은 생존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극대화한다. 압도적 비주얼의 크리처는 관객에게 실제 에이리언을 만난 것 같은 생생한 자극을 준다.
케일리 스패니부터 데이비드 존슨, 아치 르노, 이사벨라 머세드, 스파이크 펀, 에일린 우까지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신예 배우들이 우주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와 마주한 주인공들의 리얼한 감정을 표현해 제작자 리들리 스콧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는 후문이다.
네 편의 작품 모두 기대작들로 앞서 개봉한 '파일럿', '사랑의 하츄핑', '리볼버' 등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성수기 끝자락에 네 편의 작품이 개봉되면서 오히려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아쉬운 성적표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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