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에 일본 여행 가는 게 문제될까요?"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선 이 같은 게시글이 적지 않게 보인다. 의견이 갈리고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다. 광복절의 의미를 기려 이 시기엔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반응과 평소에도 일본을 찾는 관광객 많은데 시기를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응이 대립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으로 눌렸던 여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았다. 기록적 엔저에다 노재팬 불매운동 분위기가 수그러들면서 가까운 일본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 4명 중 1명꼴로 한국인이라는 통계가 나왔을 정도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방일 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1778만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인 관광객이 444만명(25%)으로 가장 많다. 업계는 이번 광복절 연휴에도 일본 여행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복절이라고 해서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하진 않는다"면서 "짧은 연휴 기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로 인기"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인기에도 일본 여행이 논쟁이 되는 시기는 삼일절과 광복절이다. 지난해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3000명을 대상으로 '세대별 광복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6%가 '일본 여행을 갈 수는 있지만, 광복절 같은 의미 있는 날에는 가능한 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언제 어디를 가든 개인의 자유'라는 응답은 29.5%였다.
한 누리꾼이 "이번 연휴에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데 주변 시선이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털어놓자 "언제 가든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에 이어 "일본은 지금 명절(오봉)이라 어디든 사람이 많을 것"이라거나 "사실 (광복절의 역사적 의미나 주변 시선보다) 걱정되는 건 펄펄 끓는 일본 날씨"라는 반응도 나왔다.
일본은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이 많이 찾는 오사카, 후쿠오카는 이날부터 18일까지 광복절 연휴 기간 최고기온이 39도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에는 홋카이도와 혼슈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일본 전역에서 35~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로 온열질환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주 일본에 다녀온 30대 직장인 A씨는 "일본의 햇빛 세기는 한국보다 강한 것 같다. 양산을 안 쓰면 머리가 익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일본을 즐겨 찾는 40대 직장인 B씨도 "일본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름철엔 일본으로 여행 안 가는 게 낫겠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반응이 실제 여행 취소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관계자는 "지진이나 무더위를 이유로 여행 상품을 취소한 경우는 많지 않다. 현지 상황이나 일정 진행 가능 여부를 열심히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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