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표 안심하기엔 일러"…경기침체 우려는 여전

올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더딘 주거 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발목을 잡긴 했지만 올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는 확실해졌다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월가 대표 투자은행(IB)은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이 수개월 동안 크게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주식과 채권시장의 자금 유출입을 분석한 모델을 활용해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12개월 내)을 예측한 결과, 12일 기준 41%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최저 확률을 기록한 4월(27%)보다 급등했다.

JP모간이 자산 유형별로 파악한 분석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3월 말 20%이던 미국 경제 침체 확률은 최근 31%까지 높아졌다. 특히 금속시장과 5년 만기 국채 시장에서 침체 확률이 각각 67%, 58%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미국 국채시장의 신호, 경기 순환 흐름에 극도로 민감한 주식 실적을 보면 경제 침체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지난주 폭락한 세계 증시는 최근 미국 경제 데이터가 우호적으로 나오면서 진정세를 찾고 있다. 전날 미국 소비자의 향후 물가 전망치를 보여주는 중기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데 이어 이날 공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4일 발표된 CPI 상승률 모두 시장의 전망치를 밑돌거나 이에 부합한 영향이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기대하는 데이터가 연이어 나오면서 경제학자들이 미국 경제의 침체 위험을 아주 크게 보지 않고 있다”면서도 “경제 침체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