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 직전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돕기 위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미국 대북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면 핵실험이나 일본 열도를 넘어가는 ICBM 발사와 같은 '10월의 충격'을 일으키려 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 대선 직전 도발을 통해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난을 유발할 수 있는 위기를 조성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우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정부의 우선 순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때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라고 말하는 등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정권을 잡고 나서는 김정은과의 만남이 국정의 우선 과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시도했으나 잘 안됐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재집권한다면) 그는 다른 대통령들처럼 국내 이슈에 집중하고, 대외 이슈의 우선순위도 아마 중국, 대만, 우크라이나, 중동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중국과 이란, 북한, 러시아를 '악의 축'으로 보는 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FP는 "이들 4개국을 하나의 통합된 위협으로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정치권에 번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과거보다 실질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실용적이고 대부분 양자적인 것이며 무엇보다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접근은 개별적 관계를 부풀리는 것에 불과하고, 미국의 국익에 해가 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