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광복절에?…KBS, 0시 '땡' 치자 '기미가요' 방송 논란

입력 2024-08-15 13:21   수정 2024-08-15 13:28


KBS가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첫 방송으로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해 논란이다.

KBS1TV는 이날 오전 0시 'KBS중계석'을 통해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나비부인'을 방송했다.

나비부인은 1904년에 초연된 오페라로, '자코모 푸치니가 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작곡했다. 게이샤 초초가 미 해군 장교 핀커튼을 만나 사랑에 빠져 혼례까지 올리지만 핀커튼이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인 여성과 결혼하면서 버려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야기를 담는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등장인물들은 기모노를 입고 출연한다. 초초가핀커튼과 일본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에서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도 흘러나온다. 기미가요에는 일왕의 치세가 영원히 이어지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군주의를 상징하는 가사도 있어 일본 내에서도 제창을 거부하는 이들이 있다.

방송은 지난 6월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던 공연 녹화분을 내보냈다.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시청자게시판에는 "광복절 공영방송에서 기미가요를 틀어야겠느냐", "광복절의 의미를 알고 방송을 트는 것이냐", "수신료의 가치가 없다", "KBS가 아니라 JBS냐"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KBS는 이날 편성이 되자 사과의 뜻을 밝혔다. KBS는 이날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 프로그램과 관련해,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며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되었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고 사과했다.

이어 "바뀐 일정을 고려하여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KBS는 16일 0시부터 KBS 중계석을 통해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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