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동생인 손태장 미슬토 회장이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든다. 소프트뱅크그룹과 국내 대기업 등에서 1억3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조달한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 펀드는 소프트뱅크그룹, 한화 금융 부문, SK네트웍스, LG전자 등과 출자 계약을 맺고 이달 말까지 자금을 조달받기로 했다. 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출자 기업을 모집해 조달 자금을 연말까지 2억달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펀드 운용 기간은 10년이다. AI를 활용한 기술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의욕을 가진 스타트업 등에 투자한다. 구체적 투자처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aaS), 헬스케어·바이오, 농수산업, 핀테크, 반도체, 로봇, 신소재 등 7개 분야다. 한 회사당 투자액은 500만∼2000만달러, 투자 대상은 10~20개 사다.
손태장 회장은 지난해 3월 싱가포르에서 벤처캐피털(VC) ‘디 엣지오브’를 공동 설립해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펀드에 출자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력해 AI를 활용한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 등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아시아 최초의 거점을 일본에 마련한다. 2009년 설립된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페이스북(현 메타),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했으며, 현재 미국 외 거점은 영국 런던밖에 없다.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최근 시작한 펀드에는 일본 최대 통신사 NTT그룹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일본 내 거점은 자금을 낸 일본 기업과 투자 대상 스타트업의 매칭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인 일본 기업을 중국을 대신하는 자금 조달처로 삼는 전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외 유명 벤처캐피털이 일본에 거점을 만드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저위험 자금의 조달처로 일본이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향후 일본에서 투자 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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