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없는 코팅·기억 저장…SF 같은 기술 개발에 490억

입력 2024-08-16 17:35   수정 2024-08-17 01:18


국가적인 기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계도전 연구개발(R&D)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프로젝트를 모방한 이 사업은 실패 가능성이 높아도 성공 시 파급 효과가 큰 R&D를 집중 지원한다. 정부는 과감한 자율성을 부여해 기술 패권 시대에 맞서 싸울 ‘과학 무기’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계도전 R&D는 민간에 책임 프로젝트매니저(PM)를 맡기고 문제 정의와 연구 테마, 기획, 과제 관리 등 전권을 부여한다. 단기 성과 도출과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을 지양하는 대신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예산은 2028년까지 총 490억원이 투입된다.

국내 연구팀들이 12개 과제를 제출한 가운데 많은 관심을 받는 과제명은 ‘양자 통신용 단일 광자를 상온에서 생성하는 기술’이다. 양자 통신은 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로 국방·금융·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양자 통신에서 단일 광자 발생기는 필수로 쓰인다. 현재 사용되는 단일 광자 발생기는 안정성이 낮아 극저온에서만 동작이 가능해 양자 통신 기술의 상용화를 늦추는 원인으로 꼽힌다. 손석균 경희대 교수팀은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고성능 단일 광자 발생기 개발에 도전한다. 국내 대기업과도 협력해 실제 통신 환경에서 시제품 성능을 측정할 계획이다. 성공 시 획기적인 보안 성능 개선이 기대된다.

‘과불화화합물 대체 생체친화적 윤활코팅 소재 기술’은 강희민 고려대 교수팀이 도전한다.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과불화화합물은 각종 산업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환경 오염 문제 때문에 대체 물질 개발이 절실하다. 연구팀은 유해성 우려가 없는 세계 최초의 과불화화합물 신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소 에너지를 이용하는 탄소 순환 기술’은 공주대 김춘수, 포스텍 이기라 교수팀이 도전한다.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은 탄소중립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에 따라 탄소가 추가로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기억의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도 주목된다. 인간 기억을 데이터처럼 저장하고, 재조합한 다음 특정 기억을 타인의 뇌에 다운로드시키는 기술 등을 실현하는 데 도전한다. 전신마비 환자가 기억과 생각만으로 인공 보철물을 움직이는 것은 일부 가능해졌다. 이를 고도화하면 키보드나 마우스, 음성 입력장치 없이도 기억과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뇌-뇌 인터페이스(BBI)’가 상용화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이 과제는 서울대 김형, KAIST 박영균·이상완 교수팀이 도전에 나선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형식의 도전형 R&D로 체질 전환을 해야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 시대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를 한국 대표 R&D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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