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만 동부 화롄현 인근 해역에서 규모 6.3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4월에도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일어난 곳이다. 일본은 이날 태풍이 수도권을 향해 접근하면서 다시 긴장하고 있다.
대만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5분 화롄현 정부 청사에서 동남쪽으로 34.2㎞ 떨어진 지점 해역의 해저 9.7㎞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4.0 이상 여진이 계속 일어났고 북부 타이베이와 신베이, 동부 화롄과 타이둥, 남부 타이난 등 12개 현과 시에 ‘국가급 경보’가 발령됐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이번 지진이 직원 대피 기준에 도달하지 않아 이에 따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만 2위 파운드리 업체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정상 운영 중이다.
전날에도 대만 동부 해역에서 규모 5.7 지진이 발생한 탓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와 가깝다. 4월 초엔 화롄현에서 25년 만에 최대인 규모 7.2 강진이 일어나 18명이 사망하고 1155명이 다쳤다.
일본은 전날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가 해제됐지만 이날 태풍에 다시 긴장하고 있다. 제7호 태풍 ‘암필’은 이날 오후 2시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일본 수도권 남쪽 해상에서 시속 15㎞로 북진하고 있다.
암필은 이날 밤늦게 수도권인 간토 지방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태풍이 향후 이동 경로를 북동쪽으로 틀어 혼슈에 직접 상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17일 낮까지 24시간 동안 간토 지방에는 최대 250㎜, 혼슈 동북부 도호쿠 지방에는 최대 200㎜의 비가 각각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고속열차 신칸센은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구간 운행이 이날 중단됐고 도쿄와 도호쿠 지방을 오가는 구간 운행도 일부 취소됐다.
하네다와 나리타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편 수백 편도 결항했다. 도쿄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는 이날 폐장 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3시로 앞당겼다. 수도권 일부 지방자치단체에는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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