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따라 늘었다, 줄었다…제조업 탄소중립 '딜레마'

입력 2024-08-16 17:56   수정 2024-08-26 18:53

지난해 국내 상위 50개 주력 제조업체의 총 온실가스(탄소) 배출량이 사실상 제자리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석유화학 등의 업황 부진 업체를 제외하면 탄소 배출량은 전년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국가 총배출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50대 주력 기업의 탄소 배출이 업황 등에 따라 매년 등락을 거듭할 뿐 실질적인 감축은 이뤄지지 않아 2018년 대비 국가 탄소 배출량을 40% 줄이겠다는 ‘203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 부문 상위 50대 민간 기업은 지난해 2억5747만t의 탄소를 배출했다. 전년(2억6033만t) 대비 1.1%(286만t) 감소했다. 203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연평균 줄여야 하는 비율인 4.6%를 밑돈다.

경제계는 작년 소폭의 감소세도 반도체·석유화학 등의 업황 부진으로 공장 가동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전자, GS칼텍스, LG화학,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등 이들 업종 소속 주요 5개 업체의 탄소 배출 감소폭은 307만t으로 전체 감소폭(248만t)보다 컸다. 이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업체의 탄소 배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반도체 등은 업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올해 전체 배출량이 감소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0년 2억6245만t이던 국내 50대 민간 기업의 탄소 배출량은 2021년 2억6901만t으로 증가했다. 2022년 2억6033만t으로 감소했지만 이는 국내 탄소 배출량 1위 기업인 포스코가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가동을 3개월 중단한 게 핵심 이유였다.

강경민/곽용희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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