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포스트 기시다’를 노리는 잠룡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자민당 주요 파벌 해산에 따라 이례적으로 10명 이상이 후보로 거론되며 혼전을 벌인다. 자민당은 다음달 27일 총재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사실상 드러냈거나 의사를 검토 중인 각료 등은 10여 명에 이른다. 2000년 이후 총재 선거가 5명 이하 후보 간 경쟁 속에 치러진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난립 양상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자민당 정치자금 문제로 아소파를 제외한 모든(5개) 파벌이 해산해 파벌의 굴레가 사라졌다”며 입후보 요건인 ‘국회의원 추천인 20명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49)이 19일 처음으로 공식 입후보할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내각 2인자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63), 2021년 기시다 총리와 경쟁한 고노 다로 디지털상(61)도 입후보 여건이 마련됐다. 하야시는 옛 기시다파(46명) 좌장이었다. 고노는 아소파(54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자민당 2인자이자 정책집단으로 변신한 옛 모테기파(44명) 수장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68)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변수는 같은 모테기파 소속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68)의 출마 여부다. 비주류 핵심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가까운 ‘젊은 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43)도 주목받고 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지만 당내 입지가 약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67)도 입후보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여성 후보로는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71),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63) 등이 거론된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65),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63) 등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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