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만 키운 게 아니었다. 올 상반기 순이익(1982억원)도 작년(1553억원)보다 27% 늘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에서 ‘LG=프리미엄 제품’ ‘LG=믿을 만한 브랜드’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인도법인 매출과 순이익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을 잡은 배경에는 현지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법인 설립 후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일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도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현지에 R&D센터를 세운 데 이어 노이다와 뉴델리에 생산법인도 세웠다. 제품 구매부터 배송 설치, 수리까지 다 맡는 애프터서비스(AS) 시스템도 갖췄다.
인도를 글로벌 생산 허브로 키우는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작년에는 푸네 공장에 300억원을 투입해 냉장고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LG가 인도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데도 가전제품 보급률이 낮아서다. 사실상 포화상태에 빠진 중국과 달리 인도의 지난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보급률은 각각 38%, 17%, 8%에 그쳤다. 핵가족화와 일하는 여성 증가로 식기세척기 등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신(新)가전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성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KOTRA에 따르면 2018년 110억달러이던 인도 가전시장은 내년에 210억달러로 두 배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LG전자의 인도 시장 장악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인도법인 IPO 시점과 조달금액 등을 놓고 금융권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인도법인 IPO에 성공하면 최소 5억달러(약 7000억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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