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민주당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건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최종 85.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대표 선거 역대 최고 득표율이다.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한 77.7%의 득표율을 넘어섰다.
경쟁자였던 김두관 후보는 최종 득표율 12.12%, 김지수 후보는 2.48%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투표 56%, 대의원 투표 14%, 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의 비중으로 최종득표율을 집계했다.
이 대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85.18%, 권리당원 투표에서 88.14%, 대의원 투표에서 74.89%를 득표했다. 2위 김 후보는 각각 11.72%, 10.07%, 21.15%를 얻었다. 이 대표와 김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권리당원 투표가 78.07%포인트로 가장 컸디. 대의원 투표가 53.74%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것은 1995∼2000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직을 맡은 김대중(DJ) 전 대통령 이후 이재명 대표가 처음이다. 2000년대 초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분당 사태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었던 한화갑 전 의원이 2005년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을 연임한 적은 있다. 하지만 당시 진보계열 정치세력의 주류가 열린우리당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와는 비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당대회 정견 발표에서 당시 이 후보는 "대한민국이 어렵다. 정권의 불법과 부정 때문에 민생경제와 외교, 안보, 민주주의 등 모든 영역이 퇴행 중"이라며 "반부패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대통령 부인의 부패를 덮어주느라 억울한 공직자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우리는 하나다. 작은 차이를 넘어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자"며 "민주당을 대한민국의 확실한 수권정당, 유능한 민생정당, 듬직한 국민정당으로 확실하게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당선 후 수락연설을 통해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영수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 회복이지만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의제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4월 총선 직후 영수회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웠다"며 "지난 회담에서 언제든 다시 만나 국정에 대해 소통하고 의논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만큼 대통령의 화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무엇보다 가장 큰 쟁점인 채해병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한동훈 대표도 진상 규명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빍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안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한 대표도 제삼자 특검 추천안을 제안한 바 있으니 특검 도입을 전제로 실체 규명을 위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최고위원으로는 김민석(18.23%)·전현희(15.88%)·한준호(14.14%)·김병주(13.08%)·이언주(12.30%) 의원이 선출됐다. 지역순회 초반만 해도 중위권에 머물던 김민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지원'에 힘입어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살인자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전현희 후보는 막판 득표율을 높이며 당선됐다.
반면 초반 선두를 달렸던 정봉주 후보는 '이재명 팔이' 발언 논란 여파로 막판 급격히 지지세를 잃으며 6위로 내려앉아 낙선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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