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적극적으로 재활용한다. 아스팔트 도로 포장재로 사용하거나, 플랜트 건설 재료로 쓰는 식이다. 이를 통해 순환 경제 사회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특히 제강 슬래그를 재활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강 슬래그는 쇳물에 포함된 불순물을 제거하고, 철강 제품별로 성분을 미세 조정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제강 슬래그는 천연 자갈이나 모래 등 천연 골재(콘크리트 재료)보다 강도가 세지만, 지금까지 건설 현장의 기초골재처럼 부가가치가 낮은 재료로 쓰였다. 하지만 천연 골재가 고갈되면서 제강 슬래그가 아스팔트 도로포장용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이런 수요를 포착해 국내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 제조기업과 협업했다. 제강 슬래그를 아스콘 골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 6월부터 국도 3호선 5개 구간 아스팔트 도로포장에 제강 슬래그를 적용했다.
제강슬래그는 일반 골재보다 모양이 일정하고 각진 형상을 보인다. 도로포장에 적용할 경우 ‘맞물림 효과’에 의해서 도로의 내구성이 일반 아스팔트 포장 대비 최장 64개월까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이번 재활용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10만t가량의 제강슬래그를 재활용할 계획이다.
도로포장 외에도 포스코는 제강슬래그의 고강도 특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손잡고 제강슬래그를 활용한 다짐말뚝 시공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 제2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증설공사 현장에 적용했다. 매립지인 광양만의 연약지반을 개량하는 공사에 제강슬래그를 재활용한 다짐말뚝 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천연골재 사용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다짐말뚝 공법은 지반 침하를 방지하고, 지진 발생 시 연약지반의 액상화 현상을 방지하려 실시하는 공법이다. 주로 자갈 또는 모래와 같은 천연골재를 압력을 가해 땅속에 주입하여 말뚝을 박는다. 이를 통해 연약지반을 강화한다.
RIST의 검증 결과에 따르면 다짐말뚝 재료로 제강슬래그를 활용할 경우, 지반 강도 증진 효과가 천연골재 대비 30%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백희 포스코 HSE본부장은 “제강슬래그는 천연골재 대비 우수한 강도를 가지는 고품질의 골재일 뿐만 아니라 천연골재 채취에 따른 자연 훼손을 방지하는 순환자원”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강슬래그와 같은 철강 부산물의 부가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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