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외 백신주가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 지오박스랩스의 주가는 지난 16일 미국 증시에서 2배 이상 뛴 7.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엠폭스가 확산하자 지난 5거래일간 주가가 4배 가까이 뛰었다. 백신을 개발하는 이 기업은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관련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엠폭스 백신이 추가 개발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8일엔 테레사 램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백신·면역학 교수를 과학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중 하나인 아스트라제네카 개발에 참여한 바 있다.
백신을 개발하는 또 다른 생명공학 기업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주가도 5거래일 사이에 55.88% 급등했다. 이 회사는 과거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로부터 천연두 백신(ACAM2000)에 대한 사업권을 인수했다. 이 백신은 과거 엠폭스 예방용으로 사용됐다. 덴마크 제약회사 바바리안 노르딕도 같은 기간 47.20% 상승했다. 이 회사는 영국·스위스·캐나다에서 승인된 엠폭스 예방용 백신 진네오스(MVA-BN)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진네오스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접종대상을 청소년(12∼17세)으로 확대하기 위해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지난 1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엠폭스에 대해 최고수준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엠폭스가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주들이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기간 학습 효과로 투자자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니 렌 맥쿼리캐피털 연구원은 "엠폭스가 헬스케어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최근 확산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일시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19일 국내 증시에서도 케스피온(29.97%), 진매트릭스(29.93%), 미코바이오메드(29.89%), 씨젠(23.48%), 파미셀(20.60%) 등이 엠폭스 관련주로 묶이며 급등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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