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리츠가 도입되면 기존 PF 구조에선 불가능한 개발 사업을 이끌고 갈 수 있게 된다. 업계는 총사업비 1000억원짜리 사업을 관행대로 자기자본비율 3%로 시행하면 당초 준공 기한보다 2년만 지나도 부도 상황에 직면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리츠로 투자를 끌어들여 자기자본비율 30%를 맞추면 6년 이상 끌고 갈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된다고 예상했다.
그동안 PF 부실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주택사업도 물꼬를 틀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 부동산 금융사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총사업비(매출) 1645억원 규모의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자기자본비율 3.45%(대출금 1230억원, 평균 금리도 연 14%)로 추진한다고 가정했을 때, 사업이익은 14억5000만원(0.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개발사업은 총사업비의 95%를 이 같은 PF에 의존하는 구조다.
반면 프로젝트 리츠 구조를 활용하면 사업이익은 291억원(17.7%)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대출금이 830억원으로 줄고 대출금리도 연 9%로 내릴 수 있어서다. 이때 사업이익은 연기금과 은행 등 투자자가 나눠 갖는다. 김 의원은 “부동산 PF는 세계 경제 위기나 금리 인상과 같은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며 “프로젝트 리츠가 도입되면 안정적인 주택 공급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착공 직후 대출 상환을 위해 분양하는 방식으론 ‘특색 없는 개발’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존 개발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임대수익을 내기보다 호실을 쪼개 분양한 뒤 수익을 챙기는 ‘엑시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같은 개발 방식으로는 도시가 쇠퇴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종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분기 세종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5.7%로, 전국 평균(13.8%)의 두 배에 달했다.
프로젝트 리츠가 도입되면 시행사가 개발 사업을 마무리한 뒤에도 리츠 대주주로 남을 수 있다. 임대수익을 더 내기 위해 장기적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도시를 활성화할 유인이 생기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본 모리빌딩처럼 지속적인 임대수익으로 자본을 축적하면 롯폰기힐스와 같은 복합개발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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