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어린 시절부터 학업, 정신 건강,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는 전담 컨설턴트인 '아이 개발 전문가'가 중국 상류층 사이에서 인기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상류층 부부들이 고용하는 '아이 개발 전문가'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해당 전문 직군에 대해 "부모가 하는 모든 일에 관한 전문가"라고 설명하며, 자녀를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아이 개발 전문가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가장 많은 월급을 받는 전문가는 매월 4200달러(약 560만원)가량 벌어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아이 개발 전문가가 되는 길이 쉽지 않다.
아이 개발 전문가는 전담 기업에서 엄격하게 골라낸다. 후보자는 모두 석사, 혹은 박사 학위를 따야 하며, 미국이나 영국 명문대 출신이어야만 한다. 유창한 영어 실력은 물론 스포츠도 즐길 줄 알아야 하며, 아동 심리학 관련 전문 지식도 필요하다.
이런 까다로운 선별 조건에 대해 SCMP는 "이들은 가정 교사나 육아 도우미가 아닌, 자녀의 삶과 감정에 깊이 관여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이 개발 전문가가 하는 일도 '부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 대신 병원에 데려가며, 숙제를 봐주고, 정서적인 지원도 한다. 사실상 전통적으로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하는 모든 일을 대신한다.
높은 비용 때문에 아이 개발 전문가는 부유층 가정의 상징이다. 중국에서 아이 개발 전문가를 찾는 고객은 대개 1000만위안(약 18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가정이다. 이런 가정의 부모는 평소 일로 바쁘며, 해외 출장 때문에 집을 비우는 일도 잦다.
아이 개발 전문가의 인기가 솟구치고 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 사이 의견은 엇갈린다. 한 중국 네티즌은 "'부모'라는 단어는 단순한 전문가가 아니라 훨씬 뿌리 깊은 정서를 가지고 있다"라며 세태를 비판했다. 다만 아이 개발 전문가를 고용하는 이들의 마음이 이해된다는 반응도 많다. 다른 한 네티즌은 "명문대를 졸업한 전문가가 내 아이를 돌봐준다면 아이가 학교에서 뒤처질 거라는 걱정은 안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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