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 찌꺼기 재활용 설비 개발...처리비용 80% 이상 절감

입력 2024-08-21 07:30   수정 2024-08-21 11:16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은 연간 6000만t(2020년 기준)에 달한다. 이 중 하수처리(생활하수·분뇨·음식물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는 414만4617t 규모로 협잡물(35만t)과 침전물(379만t)이 주를 이룬다. 협잡물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티슈, 머리카락, 음식물 찌꺼기, 비닐, 플라스틱, 기저귀 등 비(非) 생분해성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국 하수처리장이 협잡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티슈나 기저귀, 생리대 등으로 인해 하수 배관이나 이물질 처리기가 막히는 등 설비 고장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협잡물 처리를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충남 당진시의 경우 협잡물 처리비용이 1t당 41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2020년 기준 전국 공공처리장 협잡물(발생량 35만t) 처리비용은 14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협잡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70% 미만으로 줄여야 소각·매립이 가능하다. 대부분 처리시설이 협잡물의 수분을 줄이기 위해 톱밥과 코코피트(코코넛 껍질에서 섬유질을 제거한 뒤 가공한 유기물질)를 사용한다. 한해 수천억 원에 이르는 톱밥·코코피트 구입 및 소각·매립 비용이 들어간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2021년 7월)이 시행되면 수도권은 2026년, 지방은 2030년부터 유기성 폐기물 매립이 금지돼, 협잡물을 매립할 수 없고, 소각하거나 재활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공 및 민간 차원에서 협잡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충남 아산의 에이치앤앰바이오(대표 이명오·사진)가 협잡물을 발효·건조해 악취제거는 물론 무게를 80% 이상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악취 제거 없이 톱밥과 코코피트을 이용해 수분을 줄인 뒤 소각이나 매립한다. 이 회사는 톱밥이나 코코피트 등의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하수관에 모인 협잡물을 별도의 저장탱크로 보내 미생물(바실러스균)로 악취를 제거한다. 이후 협잡물을 밀폐순환식 건조장치로 이송해 180도의 열을 가한 뒤 수분을 제거한다. 이 설비를 통해 나온 협잡물은 수분이 20% 미만으로 톱밥과 코코피트 등 대체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물티슈나 비닐, 머리카락 등 협잡물이 기기에 엉키지 않는 특수 교반장치와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설비에 눌어붙지 않는 유기물 고착 방지 시스템이 핵심 기술이다. 이 회사는 2022년 당진에 이 시스템을 적용한 데 이어 혁신제품 인증을 받았다. 올해는 아산시물환경센터에 설비를 가동한다. 이 회사는 협잡물 수분을 10% 미만으로 더 낮춰 펠릿(고형연료)으로 만들고 이를 스팀 보일러를 통해 건조하는 에너지 선순환 장치를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협착물 처리기술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충청남도와 충남경제진흥원에서 진행하는 ‘2024년 중장년 재도약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충남경제진흥원은 베이비부머 세대와 조기 퇴직자의 창업 수요에 부응하고, 안정적인 성장망을 구축하기 위해 2017년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선정된 창업자는 창업 실무교육, 전문가 멘토링, 사업화 지원금, 국내외 판로개척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이명오 대표는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1t당 처리비용을 41만원에서 8만원으로 8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며 “내년에는 찌꺼기를 감량화하는 ‘잉여슬러지 가용호장치’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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