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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 시스템이 이르면 2027년 QR코드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카콜라,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유통업체들이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QR코드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코카콜라, 로레알, 프록터앤드갬블(P&G)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유통소매업체와 함께 QR코드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QR코드가 이르면 3년 뒤에 바코드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다.
바코드에 대한 개념은 1940년대 후반 탄생했지만, 표준화된 바코드(범용 제품 코드·UPC)는 1974년 등장했다. 유럽 비영리 단체 GS1이 모든 제품에 12자리 코드(미국 외 지역의 경우 13자리)를 할당하는 표준을 만들면서다.
GS1은 “1974년 6월 26일 미 오하이오주의 한 지역 슈퍼마켓에서 리글리 껌 10팩에 부착된 바코드가 스캔되면서 소매 공급망 자동화의 시대가 열렸다”며 “오늘날 바코드는 10억 개 이상의 제품을 식별하는 데 사용되고 매일 100억 번 이상 스캔되며 글로벌 상거래의 초석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각 제품에 표시된 가격을 수작업으로 입력하던 방식에서 벗어남에 따라 계산대의 회전율이 빨라졌다. 밥 카펜터 GS1 최고경영자(CEO)는 "바코드는 레이저 스캔만으로 제품의 정보를 식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매업체의 재고 추적 및 판매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1994년에 발명된 QR코드는 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더욱 확산됐다. 가격, 쿠폰, 리콜 등 바코드에 비해 제품에 관한 정보를 훨씬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영양정보, 제품 사용법,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 여부 등 자세한 제품 정보를 비롯해 라벨에는 담을 수 없는 각종 혜택에 관한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바코드 외에도 QR코드를 부착해 '코드 전환'에 나서고 있다. 로레알은 염색약 패키지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고객이 해당 색상을 가상으로 염색해보고 튜토리얼을 시청할 수 있는 웹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로레알의 뷰티 테크 프로그램 디렉터인 스테판 라누젤은 "이러한 경험에 참여한 소비자는 구매 가능성이 2~3배 더 높다"고 말했다.
전환 비용이 만만찮다는 어려움도 있다. 업계 간 글로벌 협업, 라벨 등 제품 외관 제조 방식 변경, 소매유통업체를 위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업데이트, 셀프 계산을 사용하는 소비자 교육 등 여러 단계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G는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아트웍 수정(제품의 포장 디자인이나 라벨에 표시되는 그래픽, 텍스트, 색상 등을 변경)'을 진행해 전환 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궁극적인 목표는 단일 QR코드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POS(소매점에서 고객이 결제를 완료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기술)에서 QR코드를 사용하려면 GS1에서 설정한 디지털 표준이 내장돼 있어야 한다. GS1은 향후 3년 이내에 기존 UPC 바코드에서 POS 지원 QR 코드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선라이즈 2027'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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