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하면 죽여버리고 성폭행"…보복 예고한 돌려차기 男

입력 2024-08-20 08:39   수정 2024-08-20 08:46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모씨가 같은 호실을 쓰는 수감자들 앞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발언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진재)는 19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과 모욕·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심문에는 이씨와 같은 호실에 수감됐던 수감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수감자 A씨는 "뉴스에 돌려차기 사건이 나올 때 이씨가 옆방의 수용자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며 출소하면 피해자를 죽여버리고 성폭행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이씨가 이른바 통방(옆 방 수용자와 큰 목소리로 하는 대화)을 통해 피해자에게 보복하겠다거나 피해자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같은 해 6월까지 석 달간 이씨가 항소심 재판을 받을 때 같은 방에 수감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증언에 따르면 재소자들 사이에서 이씨는 조폭 출신으로 알려져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동료 수감자에게도 잦은 폭언을 하고 접견품 반입을 강요하는 등 위압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씨가 칠성파 조직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다른 재소자들이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씨로부터 접견품 반입 강요를 받았던 B씨는 "칠성파 생활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또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라는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에 연루돼 있어서 다들 이씨 눈치를 봤다"고 했다.

B씨는 "이씨가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은 뒤 형량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여섯 대 때렸는데, 한 대당 징역 2년이다'라거나 '피해자를 잘못 만난 것 같다. 피해자가 남자였다면 이렇게까지 형량을 많이 받진 않았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도 했다. 또 이씨가 재판 과정에서 알게 된 피해자의 이름과 나이 등 신상정보를 재소자들에게 말하고 다녔다는 증언도 나왔다.

앞서 지난 5월에 진행된 첫 번째 증인신문에 출석한 같은 호실 수감자 2명도 이씨가 피해자에 대한 보복 의사를 밝혔다고 증언한 바 있다. 재판에 참관한 피해자는 "전혀 반성이 없는 피고인의 민낯을 보여주는 재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사건은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께 이씨가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뒤쫓아가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이씨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이씨는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었으나 항소심 때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변경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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