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 정봉주 전 의원에게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명팔이 도적을 토벌하자"고 제안했다. 정 전 의원이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 논란 등으로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당원들에게 반발을 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6위로 낙선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김 최고위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랜 친구 정봉주에게 주는 시(老朋友鄭鳳柱詩·노붕우정봉주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는 한시를 차용한 형태의 글이다.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해 초기에는 승리를 구가하더니(出馬全會初戰勝·출마전회초전승), 개딸을 공격해 패전하고 말았으니 슬프고 슬프도다(攻勢改女敗戰惜·공세개녀패전석). 민주당은 잊어버리더라도 스스로 당당함은 잊지말고(忘民黨以不忘堂·망민당이불망당),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명팔이 도적을 토벌하자(入國黨和討明賊·입국당화토명적)"이라고 적었다.
이어 "1644년 3월 명청전쟁 당시 산해관의 명나라 정예군을 지휘하던 영원총병 오삼계가 청나라 섭정 예친왕 도르곤에게 보낸 밀서 '입관토적(入關討賊, 관에 들어와 도적을 토벌해 달라는 뜻)'을 차용해 쓴 글"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경선 초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득표율 1위로 레이스를 출발했으나, 지난 18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11.70%로 6위를 기록하며 최종 낙선했다. 선거 도중 '이재명 민주당 대표 뒷담화' 논란으로 강성 당원들의 뭇매를 맞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한 라디오에서 "(정 전 의원이) 이재명 전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상당히 열받아 있다"며 "(정 전 의원이) 최고위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 등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정치, 실세 놀이를 하는 이들을 도려내겠다. 이재명 팔이 무리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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