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앞두고 '친문(친문재인) 저격수'라는 과거 평가가 다시 언급되자 "지금은 문 전 대통령이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20일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을 비판했을 당시에는 정치인으로서 소위 '살아 있는 권력'을 견제했을 뿐, 사감(私感)은 없었다는 취지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포지션이 친문 저격수로 돼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때는 문 전 대통령이 정권을 갖고 계실 때"라며 "저는 정치인으로, 살아 있는 권력이 잘못할 때는 매섭게 견제한다. 지금도 야당 정치인으로서 살아 있는 권력인 윤석열 정권에 대해 매섭게 견제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금 문 전 대통령은 이미 은퇴했고, 살아 있는 권력일 때 제가 비판을 할 만큼 했다"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살아 있는 권력인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보다) 훨씬 더 잘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는 과거고 지금은 비판할 일이 없다는 말이냐'는 물음에 "지금 만약 권력을 갖고 잘못 행사한다면 당연히 뭐라고 할 게 있겠지만, 정치인은 감정으로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미 은퇴하신 분을 너무 괴롭히는 것은 맞지 않고, 그냥 은퇴하신 어떤 선배 정치인으로서 (문 전 대통령을) 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2019년 문 전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에 반발해 삭발 투쟁을 하는 등 행보로 '문재인 저격수', '친문 저격수' 등으로 불렸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문재인과 청와대는 행정 경험이 없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보다 못하냐"고 신랄하게 비판한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친문계 의원들은 올해 초 이 최고위원의 민주당 복당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의 복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복당 당시 일각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의 친문계 축출 시도의 일환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한편, 부산 출신인 이 최고위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에 입당했다가 문재인 패권에 반발해 2017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바른미래당을 거쳐 2020년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했지만, 윤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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