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내려가자 항공·금융주 '방긋'…"업종 따라 옥석 가려야"

입력 2024-08-20 17:06   수정 2024-08-20 17:10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항공주, 금융주, 식품주 등 '달러 약세' 수혜주들이 20일 일제히 상승했다. 9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이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에 따른 상승 업종도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진에어는 5.32% 오른 1만100원에 마감했다. 제주항공(4.44%), 티웨이항공(3.62%), 대한항공(2.60%) 등 다른 항공주도 강세를 보다였. 전날 원·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23원60전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달러당 1333원대로 약세를 이어가면서다.

항공주는 환율 하락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항공기 임차비용, 항공유 구매 등에 필요한 경비를 대부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가 내려갈수록 원화로 환산한 비용은 낮아진다.

환율 하락의 또다른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들도 이날 강세였다. KB금융은 3.33% 오른 8만9900원에 마감했고 우리금융지주(2.93%), 하나금융지주(2.54%), 신한지주(2.10%) 등도 오름세였다.

외화표시 채권이 많은 금융주의 경우 환율이 내려갈수록 원화로 환산한 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실적이 개선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발행한 외화 사채는 지난해 말 기준 44조5273억원이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금융지주사들은 수백억원의 가량의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하락시 원재료 수입가가 낮아지는 식품주들도 이날 소폭 상승했다. 이날 CJ제일제당은 2.19% 오른 35만원, 사조산업은 3.14% 오른 7만2300원, 오리온은 1.74% 오른 9만36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이 곧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달러 약세도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25bp(0.25%포인트) 내려갈 확률은 75.5%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환율 수혜주들도 단기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최소 세 번 가량 내릴 것이라는 게 현재 시장에서 대세 견해"라며 "반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어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들어 환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주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항공주들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인데다 올 들어 수요 피크아웃 우려가 나오고 있어 추가적인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항공사들은 수요 피크아웃과 가격경쟁 재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올 들어 주가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주들은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해고, 하반기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주주환원 기대감도 남아있어 주목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호텔, 레저, 식품 등은 내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환율 수혜에도 주가가 계속 오르기 어렵다"며 "반면 금융주는 내수 부진 영향이 적은 만큼 환율 수혜를 온전히 볼 것"이라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수주나 소비주들은 수입원가 부담이 줄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순 있다"면서 "그러나 내수 침체가 이어진다면 환율 효과도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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