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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를 15년간 이끈 파브리치오 프레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은퇴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등 주요 시장 판매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CEO 사임 소식에 투자자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19일(현지시간) 프레다 CEO가 내년 6월 은퇴할 예정이며 후임자를 선정하기 위해 내·외부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프레다 CEO는 지난 2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은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으나 중국에 의존한 성장 전략이 주주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나 텔시 리테일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글로벌 시장의 도전적인 경영 환경을 고려할 때 이번 사임 발표는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에스티로더는 이날 2024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매출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156억1000만달러(약 20조80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중국 및 아시아 지역 면세점의 수요 약세 때문이다. 2025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매출 변동 폭 예상치는 -1~2%로 뚜렷한 매출 회복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전문가 전망치(5.6%)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올리비아 통 레이먼드제임스 애널리스트는 “전성기 시절 에스티로더 매출의 3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 중국은 2022회계연도까지 가장 큰 축복이었지만 이후 가장 큰 저주가 됐다”고 말했다. CEO 은퇴 소식과 부진한 실적이 발표된 19일 에스티로더 주가는 2.23% 하락한 92.85달러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에스티로더 주가는 36.16% 떨어졌다.
에스티로더는 크리니크와 조말론, 아베다, MAC 등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 향수, 스킨케어, 헤어제품 등을 판매한다. 2009년 임명된 프레다 CEO의 주도로 톰 포드와 디오디너리 등을 보유한 캐나다 데시엠, 아시아에서 유명한 닥터자르트를 인수하는 등 덩치를 키웠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중국 로컬 브랜드 화장품의 품질 향상과 중국인의 ‘애국 소비’ 열풍이 영향을 미쳤다.
에스티로더는 프랑스 로레알 등 경쟁사에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프레다 CEO는 이날 성명에서 “2025회계연도의 매출 및 이익 전망은 실망스럽지만 올해는 전략을 재설정해 중요한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티로더는 3월 처음으로 자사 브랜드 크리니크를 아마존닷컴에 입점시키는 등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엔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선 제품 판매를 꺼렸다. 2월엔 전체 직원의 약 5%에 해당하는 3000명 감원을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도 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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