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래에셋, 뉴욕에 'AI 거점' 세운다

입력 2024-08-20 17:45   수정 2024-08-21 02:35

미래에셋그룹이 인공지능(AI) 사업을 전담할 법인을 미국 뉴욕에 세운다. 로보어드바이저(RA)를 포함한 AI 기술을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관련 글로벌 인프라와 핵심 인력 등을 결집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운용사와 증권사가 RA 퇴직연금 일임 운용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관련 시스템 개발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등 AI 분야가 자본·투자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에셋그룹의 AI 법인인 웰스스팟이 오는 11월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연다”며 “김연추 파생부문 대표 등 미래에셋의 핵심 인력 10여 명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법인은 RA, 글로벌 투자자산 배분, 상장지수펀드(ETF) 개발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RA란 AI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펀드매니저 대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박 회장은 AI 기술을 여러 투자 상품에 접목해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남들보다 빨리 혁신 상품을 내놓으려면 AI가 필수”라며 “해외 진출 방식을 따로 고민할 게 아니고 AI가 곧 글로벌 비즈니스”라고 강조했다. 또 “AI가 상품과 서비스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금융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그룹 외에 다른 금융회사들도 AI와 관련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연말께 퇴직연금 시장에서 RA를 통한 투자 일임 서비스가 가능해지자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AI가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수준을 넘어 직접 투자 종목을 정하고 매매하는 게 가능하다.

삼성자산운용은 AI가 투자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마이다스자산운용 등은 AI 실시간 종목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형 증권사는 AI가 공시 자료를 분석한 뒤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는 시스템을 활용한다.
"전 세계 유망자산 찾으려면 AI가 필수…美 웰스스팟이 첨병될 것"
뉴욕법인 최초 대표에 김연추…그룹 AI전략 조율·인재 적극 영입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은 요즘 어딜 가든 ‘인공지능(AI)’이란 말을 달고 산다. 지난달 초 국제경영학회 최고경영자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밝힐 때도, 최근 사내 강연을 할 때도, 그룹 임원 회의를 주재할 때도 그의 화두는 항상 AI였다. 그토록 AI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박 회장은 “AI가 곧 글로벌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 자산만으로 자산 배분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세계 곳곳에 분산된 투자자산으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면 AI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이 21년간 쌓은 글로벌 경험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박 회장은 “AI 기술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회사가 잘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며 “미국 웰스스팟, 호주 스톡스팟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8월 호주의 로보어드바이저(RA) 전문 자산운용사인 스톡스팟을 인수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특허청에 웰스스팟 상표권을 출원했다. 미국 웰스스팟, 호주 스톡스팟, 인도법인 등 3개 거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게 박 회장의 구상이다. 웰스스팟은 각 해외법인의 AI 금융 전략을 조율하고 그룹 내 혁신 기술 시너지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웰스스팟의 초대 대표로는 김연추 미래에셋증권 파생부문대표가 내정됐다. 1981년생인 김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투자증권에서 양매도 상품을 개발한 뒤 2018년 증권가 ‘연봉킹’에 올라 화제가 된 인물이다. 현재 미래에셋 내 젊은 에이스 인력으로 꼽히는 10여 명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뉴욕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웰스스팟의 설립과 인재 구성 등은 박 회장이 진두지휘했다. 박 회장은 “금융공학 부문 지식이 해박한 김 대표가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 대표 외에도 그룹 내에 훌륭한 AI 지식을 갖춘 인재가 많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국내 사업영역에서도 다양한 AI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RA를 통해 4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 전용 자산배분·테마형 등 총 14개 AI 알고리즘 개발을 마무리하고 지난 6월 코스콤에서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했다. 이 알고리즘은 올 하반기 퇴직연금 RA 일임 운용 서비스에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AI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조직 전반에 걸쳐 지능형 AI 플랫폼을 장착하고 업무에 활용하겠다”고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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