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비하 논란'에 조회수 '뚝'…피식대학, 파격 행보

입력 2024-08-21 07:53   수정 2024-08-21 08:04



영양군 지역 비하 논란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기부에 이어 영양군과 협업을 예고했다.

20일 '피식대학'에는 '안녕하세요 영양군수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상에서 "얼마 전 수해 당시에 '피식대학'이 전해준 현물 기부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피식대학'에서 영양군 발전과 홍보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공식적으로 영양군의 관광 명소 안내와 대표 축제인 '영양고추 핫 페스티벌' 홍보를 제안드려볼까 한다"며 "'피식대학'다운 재밌고 유익한 영양군 홍보를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피식대학' 멤버인 개그맨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가 영양군 관광명소를 소개하고 향후 공개될 홍보 콘텐츠 편성표가 등장했고, '영양고추 핫 페스티벌' 홍보 영상 공개를 예고했다.

'피식대학'은 올해 5월 11일 '메이드 인 경상도' 시리즈 중 하나로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란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출연진은 영양의 한 빵집에서 햄버거빵을 먹으며 "여기 롯데리아가 없다 그랬거든. 젊은 아(애)들이 햄버거 먹고 싶은데 이걸로 대신 묵는 거야"라거나 "못 먹으니까 막 이래 해가지고 먹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한 백반집에 방문해서는 "메뉴가 특색이 없다"며 "이것만 매일 먹으면 아까 그 햄버거가 꿀맛일 거야"라고 비꼬았다.

특히 마트에서 산 홍삼젤리를 가리켜 "할머니 맛. 할머니 살을 뜯는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도 침묵을 지키던 '피식대학'은 보름 후에야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결국 318만명이었던 구독자 수는 287만명으로 급감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의 무례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채널에 대한 반감으로 조회수도 급감했다. '피식대학'은 자숙에 들어간지 2개월 만인 지난 7월 9일부터 업로드를 재개했지만, 이전만큼의 파급력을 보이진 못했다. '피식대학' 대표 콘텐츠로 그룹 아이브 장원영이 출연했을 때 739만, 수학 1타 강사 현우진이 494만 조회수를 기록했던 '피식쇼'의 경우, 열흘 전 공개한 김연경 출연 영상이 28만회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7월 27일 선보인 이희준 출연 영상도 조회수는 27만회 정도였다.

'피식대학'은 이후 영양군에 대한 사과를 전하며 지난 7월 17일 집중호우가 발생한 영양군청에 5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했다.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서 시급하게 필요한 물품인 냉장고, 세탁기, 선풍기, 밥솥, 텔레비전 등을 생필품으로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지자체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북도는 지난 1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방문해 온라인 플랫폼상 지역 비하와 명예훼손 등에 대해 처벌 강화를 비롯한 강력 대응을 요청했다.

현행법은 부정확한 정보로 특정 지역을 비하하거나 왜곡해 해당 지역이 피해를 봐도 콘텐츠 제작자의 사과나 삭제 외에는 공식적 구제책이나 대응 시스템이 없다. 따라서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충분한 검증 없이 누구나 콘텐츠를 게재할 수 있어 비슷한 문제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다.

경북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의도를 가진 콘텐츠가 게시될 경우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제나 제재 등을 요청했고, 방심위 측은 "갈수록 고도화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경북도에서 제기한 문제를 살피고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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