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위기임산부를 돕는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서대문구 연대동문길 113)를 21일 개관했다. 아이를 키우기 어렵거나 출생통보를 꺼리는 여성이 힘든 상황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상담을 해주고 필요 서비스를 연계해주는 시설이다.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미신고 영아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서울시는 작년 9월 전국 최초로 비밀상담을 원칙으로 하는 통합지원사업단을 만들었다. 김동섭 서울시 가족담당관은 "지난달 출생신고제와 보호출산제가 동시해 시행되면서 지원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다고 설명했다.
출생신고제는 부모 대신 의료기관이 아동의 출생 사실과 생모의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는 제도다. 보호출산제는 아이를 낳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여성이 의료기관에서 가명으로 출산하고, 입양 절차도 밟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시는 위기임산부가 출산을 포기하거나 아기를 유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시행에 발맞춰 집중상담 인력을 기존 4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등 사업단의 규모를 확대했다.
위기임산부는 센터를 24시간 방문할 수 있다. 상담사가 위기임산부의 상황을 파악한 후 아이와 함께 거주할 공간이 없거나 시설에 입소하고 싶은 경우 입소를 돕는다. 의료비나 생활비 등도 지원한다. 위기임산부 통합지원단이 지난해 9월 문을 연 후 지난 7월까지 206명이 사업단의 문을 두드렸다. 이 중 30대가 57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54명, 10대 42명, 40대 9명 순이었다. 내담자 중 44명은 나이를 밝히지 않았다.
위기임산부가 시설입소를 요청할 경우 소득과 관계없이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적극적으로 보호한다. 시는 올 하반기 보호 쉼터를 추가 조성하고, 심리·정서 등 어려움으로 시설 생활이 어려운 위기임산부를 개별 공간에서 보호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2시 반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도 위기임산부가 안전한 환경에서 출산을 결정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