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지분율 9.57%), HD한국조선해양(3.91%), 모멘티브퍼포먼스(100%) 등의 지분가치 합계는 4조52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주식 지분가치는 작년 말보다 1조원가량 불었다. 보유 지분가치가 이날 KCC 시가총액(2조6659억원)보다 69.9% 많다.
삼성물산 지분가치는 2조4154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 지분가치는 올 들어 6월 말까지 2126억원가량 불어났다. KCC가 삼성물산 주식을 처음 사들인 것은 2012년 1월이다. 당시 비상장사이던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지분 17.0%(42만5000주)를 사들인 데 이어 2015년에는 삼성물산 지분 6743억원어치를 매입했다. 2015년 매입은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은 삼성물산의 경영권 방어를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당시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백기사로 KCC가 등판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보유 지분이 9.57%로 줄었다.
HD한국조선해양 지분가치는 4389억원이었다. HD한국조선해양 지분가치도 올 들어 6월 말까지 1048억원가량 증가했다. KCC는 2000년에 범현대가 일원인 HD한국조선해양을 1729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올해 조선주가 치솟으면서 지분가치도 상승했다.
미국 실리콘 자회사 모멘티브퍼포먼스 지분가치는 1조6750억원에 이른다. 비상장사인 모멘티브는 시장가치 변화가 없다. 하지만 미국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만큼 상장한 뒤 몸값이 크게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CC는 재계에서 삼성가, 범현대가의 백기사로 통한다. 2001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뒤 현대그룹이 쪼개지는 과정에서 현대가 지배력이 약화한 바 있다. KCC는 현대가의 지배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2000년 초반에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산업개발 등의 지분을 사들였다.
삼성물산 등의 주가가 오를 때마다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KCC 주주들도 있다. KCC 관계자는 “삼성물산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멘티브의 상장은 현재 구체적 계획이 없다"며 "앞으로 실리콘 시장 환경 개선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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